"테러범 있다" 제주 입국 예멘인 둘러싼 '가짜 뉴스'들

입력 2018-10-17 13:11   수정 2018-10-17 13:25

"테러범 있다" 제주 입국 예멘인 둘러싼 '가짜 뉴스'들
정부, SNS상 게시글 '사실무근' 판명…"문화 차이로 인한 오해"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에 입국한 예멘인 중 무장 반군이 있어요.", "폭탄 테러를 배우려고 한답니다."
제주에 입국해 난민신청을 한 예멘인에 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돼 논란이 됐던 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주장은 사실이 아닌 이른바 '가짜 뉴스'로 정부 조사에서 드러났다.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17일 예멘인 458명에 대한 난민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SNS상의 논란이 된 인물에 대한 조사 결과도 밝혔다.



조사는 관련 기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중동 전문가도 조사 과정에 참여했다.
총기를 든 예멘인은 개인적으로 자신을 과시하려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식장에서 친구들과 자랑 삼에 총기를 들어 사진을 찍은 예멘인도 있었다.
예멘은 총기가 합법화된 미국만큼이나 총기를 자유롭게 소지할 수 있다.
김정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난민과장은 "이 SNS 게시글 상에 나온 인물 등 총기를 든 모습이 찍힌 예멘인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사했으나 테러 등 위험 혐의점이 있는 인물은 아직 없었고 단순 게재 성격으로 사진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 추가적으로 조사도 할 예정이다.
해당 인물 중에는 인도적 체류가 허가된 339명에 일부 포함되기도 했다. 다른 사유로 불인정된 인물도 있다.
'예멘인들은 마약을 즐겨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는 취지의 게시물도 있었다.
그러나 제주출입국청의 조사에서는 제주 입국 난민신청자 481명 중 10세 이상 가운데 단 4명만 마약 관련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들 4명은 모두 난민 불인정자에 포함됐다.


예멘에서 13년간 의료 봉사를 한 박준범 선교사는 "이슬람교도가 여성을 하대하고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 발생률이 높다는 오해도 있다"고 말했다.
예멘은 종교적으로 술을 덜 마시는 문화가 있으며 윤락업소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에 대해 먼저 악수를 청하거나 말을 먼저 거는 일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요식업에 취업한 예멘인 난민신청자가 제주를 비하하고 자신의 취업한 일에 대해 깔보는 방송 인터뷰를 했다는 가짜 뉴스까지 있었다.해외 언론이 제주 예멘 난민실태에 대한 방송에서 한 예멘인이 "예멘이 평화롭다면(전쟁이 끝나면)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영어로 말했다.
그러나 SNS상에는 이 인터뷰 사진을 올리며 '이런 섬에 갇혀 지내느니 돌아가고 싶다'고 제주를 비하하는 내용의 자막으로 대체해 유포됐다.
가짜 뉴스는 올해 들어 500명이 넘는 예멘인이 5개월 만에 제주에 몰리자, 난민 인정 여부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졌고 중동 국가 문화가 국내에는 생소한 점 등으로 인해 생소함에 대한 공포와 함께 대거 양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상훈 천주교제주교구이주사목센터 '나오미' 사무국장은 "한국이 중동 문화에 대해 친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등 서양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어서 많은 오해와 가짜 뉴스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ko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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