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정주의보다 등로주의 추구"…조문객 발길 잇따라
(영주=연합뉴스) 김효중 기자 = "몇 번만 산에 더 가고 후배 양성에 힘을 쏟겠다고 했는데, 너무 안타깝다."
히말라야 등반 도중 숨진 고(故) 김창호 대장을 비롯한 한국 원정대원 5명을 추모하는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경북 영주제일고등학교 다목적관실에는 17일 조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이 학교를 나온 김 대장 동창생, 영주시산악연맹 회원, 영주제일고 학생, 시민들도 조문하기 위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장욱현 시장을 비롯한 영주시 간부공무원들도 오후 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고인들 명복을 빌었다.
장 시장은 "고인 개척자 정신과 도전 정신은 영주시민과 지역 산악인 자긍심으로 남을 것이다"고 말했다.
영주산악연맹과 영주제일고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는 19일 낮 12시까지 합동분향소를 운영한다.
김 대장은 예천 덕율초등학교와 감천중학교, 영주제일고(옛 영주중앙고), 서울시립대를 졸업했다.
이에 따라 예천과 영주에는 김 대장을 기억하는 선후배가 많다.
그는 힘들어도 인공산소를 쓰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는 일에 몰두해 '진정한 산악인'이라고 주변에서는 말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영주 산악인과 교사들 요청으로 영주제일고에서 '소백산에서 에베레스트까지'란 주제로 강연했다.
이 학교 동기인 안태일 영주산악연맹 전무는 "김대장은 고교 때 조용하고 공부만 했고 대학에 들어가 본격 등반한 것으로 안다"며 "올해 초 통화했을 때 '몇 번만 산에 더 가고 후배 양성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진정한 산악인으로 등정주의(登頂主義·정상 등정만 최대 목표로 하는 등산)보다 등로주의(登路主義·등정 결과보다 어떤 루트를 택하는가에 중점을 두는 등반)를 추구했다"며 "결혼을 늦게 해 아이가 어린데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영주제일고 한 학생은 "김 대장님이 지난해 강연에서 히말라야 무산소 등정 이야기를 하고 희망하면 못 오를 정상이 없다고 했다"며 "자랑스러운 선배로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kimh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