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빌딩 지진예방장치 검사 데이터 '조작'…관공서 등 건물 986곳

입력 2018-10-17 18:08  

日빌딩 지진예방장치 검사 데이터 '조작'…관공서 등 건물 986곳
납기 맞추려 데이터 바꿔치기…스카이트리·올림픽 경기장 사용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한 제조사가 면진(免振)·제진(制振) 등 건물의 지진 피해를 예방하는 데 쓰이는 장치의 검사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해당 장치를 쓴 건물측과 관련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성은 전날 제조사 'KYB'와 이 회사의 자회사 'KSM'이 제조한 건물용 면진·제진 장치 '오일 댐퍼'(Damper)의 검사 데이터가 조작돼 당국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오일 댐퍼는 지진이 발생할 때 유압으로 충격과 진동이 건물에 전달되는 것을 억제하는 장치다.
검사 데이터가 조작된 것으로 확인된 것은 2000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제조된 장치다.
모두 1만928개의 오일 댐퍼로, 관공서, 병원, 고층 맨션(아파트) 986개 건물에 설치됐다.


KYB 등은 성능검사 결과 중 '흔들림에 대한 내성' 관련 데이터를 바꿔치기해 기준을 충족하는 것처럼 꾸며 당국과 납품처에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장치는 면진·제진 설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품이지만, 검사는 직원 1명이 혼자서 행하고 있었다.
데이터를 조작한 직원은 조작 이유에 대해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데이터 조작 사건은 문제의 기업이 높은 기술력을 과시한 건실한 제조사였다는 점에서 특히 충격을 주고 있다. 1948년 설립된 KYB는 오일 댐퍼의 일본내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기업이다.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매체들은 문제의 장치가 도쿄도 청사, 도쿄 스카이트리 등 주요 건물과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경기장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 아리아케(有明) 마리나 등에도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국토교통성은 면진·제진 장치 제조사 88곳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검사 데이터에 조작이 없었는지 일제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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