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대학서 재학생, 폭발물 터뜨리고 총격…17명 사망(종합3보)

입력 2018-10-17 23:47   수정 2018-10-18 11:16

크림반도 대학서 재학생, 폭발물 터뜨리고 총격…17명 사망(종합3보)
"대학 4학년생, 사제 폭발물 터트린 뒤 총격…주로 동료 학생들 희생"
40여명 부상, 사망자 늘어날듯…당국 "테러 혹은 다중살해"
"용의자 범행 후 자살"…크림반도,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서 병합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김정은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 동부 항구도시 케르치의 한 기술대학에서 17일(현지시간) 폭발과 총격 사건이 일어나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당초 이날 폭발 사고가 테러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뒤이어 다중살해로 범행 성격을 수정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0분께 케르치시의 보이코바 거리에 있는 '케르치 기술대학'에서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소총을 들고 와 동료 학생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문제의 학생은 이에 앞서 학교 건물 1층 구내식당에서 사제 폭발물을 터트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 범죄를 수사하는 연방수사위원회는 "사건 용의자는 이 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18세 학생 블라디슬라프 로슬랴코프로 파악됐다"면서 "그는 자살했으며 총상을 입은 그의 시신이 학교 시설 가운데 한 곳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용의자가 소총을 들고 학교로 들어오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면서 그가 동료 학생들을 사살한 뒤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당초 이날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던 수사위원회는 이후 다중 살해로 범행 성격을 변경했다.
크림공화국 정부 수장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용의자와 관련, "해당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던 학생"이라면서 "그가 테러 뒤 자살했으며 시신이 도서관 2층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는 용의 학생이 테러를 저지른 동기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악쇼노프는 "총격 용의자가 혼자 범행했다"고 밝혔으나, 국가대테러위원회는 "범인이 1명 이상일 수 있다"면서 추가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수사위원회는 앞서 "기술대학 구내식당에서 금속 파편들로 채워진 정체불명의 폭발물이 터졌다"면서 테러 행위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었다.
대(對)테러·폭동 진압을 주요 임무로 하는 대통령 직속기관인 국가근위대도 이날 사고가 사제 폭발장치 폭발에 따른 것이라고 확인했다.
국가대테러위원회는 사건 현장에서 폭발물을 발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학교에 있었던 한 학생은 "폭발 뒤 약 15분 동안 총격이 이어졌다"면서 이후 학생들이 혼비백산해 학교 건물에서 나와 담장을 넘어 도망치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사상자 통계는 엇갈리고 있다.
러시아 재난당국인 비상사태부는 사고 직후 "50명이 부상하고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으나 이후 크림공화국 정부 수장 악쇼노프는 "사망자가 18명으로 늘었으며 부상자는 40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반면 연방수사위원회는 17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며, 현지 재난의료센터는 사망자가 19명으로 늘었다고 소개했다.
대테러위원회는 또 희생자들이 모두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전했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폭발로 인한 사상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상자는 주로 학교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들이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이후 학교 내에 머물던 사람들은 긴급 대피했으며 사고 현장에는 응급구호팀과 비상사태부 요원, 정보기관 요원들이 출동해 조사를 벌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사고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고 전했다.
현지 당국은 사고 이후 크림 반도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해 주요 시설에 대한 보안 수준을 높였으며, 사고 학교 주변엔 군대가 배치됐다.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는 지난 2014년 3월 현지 주민들의 주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러시아에 병합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크림병합을 강제 점령이라고 비난하며 영토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cjyou@yna.co.kr,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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