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목사 석방·사우디 언론인 실종사건에 터키리라 급등

입력 2018-10-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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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목사 석방·사우디 언론인 실종사건에 터키리라 급등
최근 8거래일 동안 10% 절상…8월 초 이후 최고치
폼페이오, 美목사 관련 제재 해제 예고…사우디 자금 유입 기대도 고조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미국·터키관계 악화 여파에 급락한 터키리라화가 미국 목사 석방과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실종 사건 영향에 강세 행진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오후 9시 현재 리라달러환율(1달러에 해당하는 리라화)은 5.60(리라)선에서 움직였다.
이날 리라화 가치는 올해 8월 9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올 들어 리라화는 터키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에다 대미 관계 악화 요인이 겹쳐 한때 연초 대비 45%가량 하락했다.
특히 8월 초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장기 투옥으로 미국의 제재가 부과되며 1달러당 5리라와 1달러당 6리라 벽이 잇달아 깨졌다.


상황은 브런슨 목사 석방 소식에 반전했다.
이달 11일 브런슨 목사 석방 전망이 전해지며 리라화는 2.6% 절상됐으며, 석방 당일에도 리라화 가치가 0.9% 상승했다.
17일 터키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복귀 길에 브뤼셀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브런슨 목사 투옥을 이유로 터키에 부과한 제재 가운데 일부를 곧 해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인 목사 석방 외에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60) 실종사건도 리라화에 힘을 보탠 요인으로 시장은 분석했다.
카슈끄지는 이달 2일 주(駐)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 서류를 수령하러 들어간 후 실종됐다.
외신과 터키 매체는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실이 보낸 '암살조'에 의해 자국 총영사관에서 살해되고, 시신이 훼손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터키 정부는 카슈끄지 실종사건이 불거진 후 국내외 매체에 수사 자료를 흘리며 사우디 정부에 압박 수위를 계속 높였다.



사우디 정부는 사건 초기 모르쇠로 일관했으나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결국 14일 밤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통화하며 "강력한 양국관계"를 강조하는 등 터키와 타협을 모색했다.
그동안 사우디의 주요 대외 정책에 반기를 든 터키는 외환위기 우려 속에서도 사우디로부터 큰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카슈끄지 실종사건으로 터키가 사우디를 상대로 주도권을 쥐게 됐다.
실제로 살만 국왕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통화 이튿날 리라화 가치는 1.48% 상승했다.
카슈끄지 피살설이 불거진 후 8거래일(8∼17일) 동안 리라달러환율은 6.13리라 선에서 5.6리라 내외로 떨어졌고, 리라화 가치는 10% 가까이 뛰었다.
터키 외환시장에서는 사우디로부터 대규모 투자와 저리 융자가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감지된다.
AP통신은 살만 국왕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에서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한 것을 거론하며 "사우디의 투자는 터키가 경제 위기를 타개하는 데 '주요 생명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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