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출신의 '對中매파' 스틸웰, 美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 지명(종합2보)

입력 2018-10-18 15:20   수정 2018-10-18 15:43

軍출신의 '對中매파' 스틸웰, 美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 지명(종합2보)
해리스 대사 '측근'…2차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한반도 라인업' 완성
역대 두번째 군인사 출신…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잇단 대중 강경파 전진배치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스틸웰 예비역 공군 준장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 지명했다고 백악관이 이날 밝혔다.
스틸웰 지명자가 미국 상원의 인준 문턱을 넘게 되면 수전 손턴 전 차관보 대행의 지난 7월 말 낙마 후 3개월 가까이 공석이었던 이 자리가 채워지게 된다. 이로써 국무부 내 한반도 라인 정비 작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특히 시기적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스티븐 비건-최선희 라인'의 북미 간 실무협상 개시와 맞물려 한반도 라인을 완비함으로써 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 체계적으로 대비하려는 성격도 있어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스틸웰 지명자는 35년 이상 조종사, 지휘관, 한국어 어학병 등으로 근무한 공군 출신으로, 2015년 준장으로 예편했다"며 현재 하와이에 있는 인도 태평양사령부 내 중국 전략 포커스 그룹의 소장을 맡고 있으며,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이스트웨스트 센터의 선임 방문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에서 아태지역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 외교관 출신이 아닌 군 인사가 기용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해군 대령 출신이었던 제임스 켈리 전 차관보(200∼2005) 이후 두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장성 출신이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스틸웰 지명자는 미 국방부 합동참모본부에서 아시아 관련 계획 및 정책을 담당하는 참모장교를 지냈으며 중국 베이징의 주중 미국 대사관에 무관으로 파견된 바도 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일본어도 약간 할 줄 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7월 스틸웰 지명자가 유력한 동아태 차관보 후보라고 보도하면서 그가 한국어에 능통하며 한국과 일본에서 수년간 F-16 전투기를 조종한 경험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워싱턴 외교가 등에 따르면 스틸웰 지명자는 80∼83년 미 군사 언어학교에서 한국어 어학병으로 교육 및 훈련을 받은 바 있으며, 93∼95년 군산기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고 한다.
백악관에 따르면 그는 미국 공군사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딴 데 이어 하와이 대학 및 미 공군지휘관 대학, 미 육군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스틸웰 지명자는 군 생활의 마지막이었던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관리 시절 당시 태평양 사령관(현 인도 태평양 사령관)이던 해리스 대사와 긴밀하게 함께 일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대사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호주에서 한국으로 배치지역까지 변경해가며 전격 '차출'한 인사인 점을 감안할 때, 해리스 대사의 측근인사를 발탁한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 본격화와 맞물려 한반도 라인에 대한 '폼페이오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아시아 31개국과의 외교 관계를 관리·감독,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외교를 관장하는 요직인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해 3월 대니얼 러셀 전 차관보가 사임한 뒤 대행체제로 유지돼왔다.
대중 온건파라는 등의 이유로 백악관 강경파들의 반대에 부딪힌 손턴은 지난해 12월 동아태 차관보에 지명된 뒤 2월 상원 외교위의 인준 청문회를 거쳤지만, 인준 표결이 미뤄지면서 임명이 지연돼 오다 지난달 말 퇴임 의사를 밝히는 등 폼페이오 체제에서 사실상 경질됐다.
이번 인선은 미국이 무역전쟁을 필두로 중국에 대한 강경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그는 해리스 대사와 마찬가지로 '대중(對中) 매파'로 알려졌다. 그의 인선이 확정되면 해리스 대사에 이어 군 출신 대중 강경파들이 한반도 라인에 전진 배치되는 셈이 된다.
WP는 "스틸웰이 선택된다면 중국의 급부상에 대처하고 중국의 나쁜 행위들에 대응하는 데 보다 적극적 역할을 취해야 한다는 입장에 있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나 폼페이오 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과 뜻이 서로 통할 것"이라는 관리들의 전언을 소개한 바 있다.
이번 인선이 마무리되면 스티븐 비건 대북 정책 특별대표와 '포스트 싱가포르' 워킹그룹 실무를 총괄하는 알렉스 웡 부차관보, 마크 내퍼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북한을 담당하는 마크 램버트 부차관보 대행 등에 이어 한반도 라인은 사실상 완성되게 된다.
백악관은 스틸웰 지명자의 인준 절차를 조기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나, 인준 청문회 등을 진행하게 될 상원이 11·6 중간선거까지 휴회인 데다 그 이후 추수감사절, 성탄절 휴회 등으로 인해 연내 인준 여부가 확실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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