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다리' 건설기준·안전지침 없어…바람·낙뢰위험

'출렁다리' 건설기준·안전지침 없어…바람·낙뢰위험
감사원, 집라인·케이블카 등 취약 레저시절 현장점검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전국에 길이 100m 이상 '출렁다리'가 22개나 있음에도 국토교통부는 도로법상 도로가 아니라는 이유로 건설기준과 안전점검지침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강진군 망호출렁다리와 저두출렁다리, 전주시 덕진공원연화교, 청양군 청장호 출렁다리 등 4개 출렁다리는 부식, 케이블 체결불량이나 변형, 볼트풀림 등이 있어 즉시 보수하라고 감사원이 현지조치했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취약 레저시설 현장점검' 감사보고서를 18일 공개했다.
감사원이 전국의 100m 이상 출렁다리를 점검한 결과 석문공원 구름다리, 대황강출렁다리, 섬진강출렁다리, 연하협구름다리, 서동요출렁다리 등 13개 출렁다리의 경우 내풍(바람에 견딤) 안전성이 검토되지 않았다.
블루로드현수교, 응천십리벚꽃길출렁다리, 천장호출렁다리 등 7개 출렁다리는 케이블이 구조물을 지지하는 형식이라 낙뢰에 의한 케이블 손상 위험이 높은데도 낙뢰보호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도로가 아니라는 이유로 출렁다리에 대한 건설기준을 마련하지 않았고, 건설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안전점검지침도 마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22개 출렁다리 중 18개가 법정 시설물로 지정되지 않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개 다리는 2015년 이후 전문기관의 안전점검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
감사원은 국토부 장관에게 "출렁다리 설치 시 내풍 및 낙뢰 안전성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건설기준을 마련하고, 출렁다리의 적절한 안전관리를 위해 안전점검지침 및 법정 시설물로 지정·관리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집라인과 케이블카도 현장점검했다.
감사원은 8개 청소년수련원의 집라인 와이어로프 비파괴검사 결과 5개 수련원에서 교체가 필요한 수준의 불량 와이어로프를 확인, 이를 교체할 때까지 운영중지를 권고하라고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에게 요구했다.
또, 6개 기관의 청소년수련시설 내 집라인에 안전망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설치하라고 현지조치했다.
아울러 한국교통안전공단 차장이 올해 3월 A케이블카를 안전검사하면서 지주(기둥) 1개의 기울기가 궤도시설 안전검사기준을 초과했다는 점을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고 '적합'으로 판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에게 "A케이블카 관할 관청에 알려 해결방안을 강구할 수 있도록 하고, 앞으로 지주 기울기가 기준을 초과했음에도 적합판정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며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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