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신작 '마타하리' 안무한 레나토 자넬라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완전히 새로운 버전의 '마타하리'를 만들었습니다. 강수진과 함께한 1993년도 버전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이번 작품이 훨씬 발전된 형태입니다."
오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립발레단 신작 '마타하리'를 안무한 이탈리아 출신 유명 안무가 레나토 자넬라(57)는 18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작품이 국립발레단을 위한 새 작품"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자넬라는 1993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상주 안무가를 시작으로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발레단 예술감독 및 발레학교장을 거쳐 세계 오페라 및 발레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1993년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초연된 '마타하리'는 그의 초기 안무작이다. 길이가 짧지만, 당시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떠오르는 스타였던 강수진이 이 작품 주인공을 연기하며 호평받았다.
2014년부터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강수진이 그에게 '마타하리' 공연을 제안했을 때 그는 한 가지 조건만 내걸었다. "완전히 새로운 버전이면 기쁘게 수락하겠다"는 것이었다. 자넬라는 그만큼 이야기와 무대, 의상 등을 싹 바꿔 국립발레단을 위한 신작을 탄생시켰다.
그는 마타하리 사망 100주기를 맞은 작년부터 새롭게 쏟아진 새 정보들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을 만들었다.
프랑스와 독일을 오간 것으로 알려진 이중 스파이로서의 마타하리를 부각하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미모와 누드에 가까운 무용으로 프랑스 파리 사교계를 주름잡은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 독일 측에 포섭돼 스파이로 활동했다고 알려졌다. 1917년 2월 프랑스 당국에 체포된 마타하리는 독일 측에 그 어떤 기밀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그해 총살됐다.
그는 "마타하리는 부당하게 총살을 당한 것"이라며 "새롭게 공개된 여러 자료를 조사한 결과 그가 유죄가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자넬라는 "무용수가 되고 싶었던, 시대를 앞서간 한 여성으로의 마타하리를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태양 아래를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고 싶었다는 마타하리의 꿈은 나비를 날려 보내는 듯한 동작으로 상징화한다.
이번 작품은 2막으로 구성된다. 1막에서는 신비로운 춤으로 파리에서 부와 명예를 얻는 과정이, 2막에서는 진정으로 사랑한 연인의 배신과 이중 스파이 혐의를 받고 사형에 이르는 과정이 그려진다.
주인공을 맡는 발레리나는 11벌 의상을 갈아입으며 마타하리의 극적인 삶을 따라간다. 수석무용수 김지영과 박슬기, 신승원이 마타하리 역에 캐스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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