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물고 손님 기다리던 택시 행렬 안 보여
(수원·의정부=연합뉴스) 노승혁 강영훈 기자 = 카카오의 카풀사업 진출 소식에 택시 업계가 반발, 상당수 운행을 중단한 18일 경기지역에서는 출·퇴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후 퇴근 시간 경기도 의정부시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 앞 택시 승차장에는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택시 파업 소식을 모른 채 오지 않는 택시를 기다리는 외국인 관광객만 간간이 눈에 띄었다.
경전철 환승역인 회룡역도 택시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평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 행렬은 온데간데없고, 가족을 태우려는 승용차가 비상등을 켠 채 줄지어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직장인 박민수(45) 씨는 "서울에서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취소하고 서둘러 귀가했다"며 "평소 같으면 전철 막차를 타도 택시를 타고 집에 갈 수 있었으나 오늘은 힘들 것 같아 약속을 아예 취소했다"고 아쉬워했다.
수원 등 경기도 내 다른 시·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하철역과 터미널 앞 등 평소 손만 흔들면 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는 곳에서도 택시 이용이 어려웠고, 카카오 택시 앱이나 콜택시도 소용이 없었다.
이에 각 지자체는 시내버스 등의 막차 시간을 연장해 야근 등으로 늦게 귀가하는 시민의 불편에 대비했다.
이날 택시 파업으로 인한 교통 대란까지는 없었으나, 거리에서 눈에 띄지 않는 택시 탓에 서울 등지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경기도는 법인 1만5천495명, 개인 2만6천608명 등 전체 택시기사 4만2천103명 가운데 3만3천472명, 79.5%가 운행을 중단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각자 1대의 택시를 확보한 개인 택시기사가 대부분인 2만3천750명을 차지해 택시 대수로는 3만 대 이상이 멈춰 선 것으로 분석된다.
운행을 중단한 택시기사들은 앞서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카카오 택시로 사세를 확장해 온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제 카풀 서비스를 본격 추진하면서 택시 생존권을 짓밟고 있다"고 규탄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출·퇴근길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광판 등을 통해 택시 운행중단 소식을 전파하고, 버스 배차를 늘리는 등 교통 대란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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