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 재무부가 16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관된 은행, 기업 22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데 대해 "무분별한 제재"라고 비판했다.
자리프 장관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의 무분별한 제재는 이미 통제하기 불가능한 상태다"라며 "이번 제재는 인도주의적 품목에 대한 제재를 철회해야 한다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판결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ICJ는 이달 3일 이란이 의약품, 의료장비, 식료품, 농산품, 민항기 보수·유지를 위한 장비와 교체 부품 등 인도주의적 품목을 수입하는 데 방해가 되는 미국의 제재가 부당하다면서 이를 철회하라고 명령했다.
자리프 장관은 그러면서 미국 정부를 제재에 중독돼 이란에 대한 적대감만 드러내는 '무법자'라고 비난했다.
이어 "식품과 의약품을 수입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이란 민간은행까지 무차별적인 제재의 표적(혁명수비대)과 8단계로 연관됐다면서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며 "지구 상의 모든 사람도 6단계(케빈 베이컨 게임. 임의의 두 사람을 6단계 이하로 연결하는 놀이)면 다 이어진다는 데 산수를 좀 해보라"라고 꼬집었다.
미 재무부가 혁명수비대의 자금줄을 막기 위해 '사돈의 팔촌'까지 억지로 연결해 제재 명단에 올렸다는 것이다.
자리프 장관이 지목한 인도적 품목을 수입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민간은행은 이번에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파르시안 은행으로 추정된다.
미 재무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은행은 투자사인 안디셰 메흐바런의 금융 거래를 도왔다.
안디셰 메흐바런은 광물 개발회사 IZMDC의 소유로, IZMDC는 투자사 타크타르에 최근 매각됐다.
타크타르는 테크노타르 엔지니어링에 인수됐는데, 테크노타르 엔지니어링은 다른 투자사 이란 메흐르 에그테서드의 자회사다.
이란 메흐르 에그테서드 투자사는 메흐르 에그테서드 은행의 투자 부분 자회사로, 메흐르 에그테서드 은행은 홀딩회사 본야드 타본 바시즈의 소유다.
본야드 타본 바시즈는 바시즈 민병대 대원의 경제 활동과 일자리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했다. 바시즈 민병대는 미 재무부가 제재의 최종 목표로 삼은 혁명수비대의 통제를 받는 준군사조직이다.
자리프 장관의 주장대로 파르시안 은행과 혁명수비대는 모두 8단계를 거쳐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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