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추정 사우디 언론인은 어디에…터키 '시신 수색' 박차(종합)

입력 2018-10-19 17:16  

피살 추정 사우디 언론인은 어디에…터키 '시신 수색' 박차(종합)
차량 동선 따라 이스탄불 안팎 삼림 2곳 수색…'시신 운반 의심' 밴도 주목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하채림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실종사건을 수사 중인 터키 경찰은 그가 살해돼 외진 곳에 버려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신을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터키 경찰이 18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외곽 산림지역 2곳에서 카슈끄지 시신 수색 작업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해당 지역은 이스탄불 북부 국유림 벨그라드숲(베오그라드숲)과 이스탄불 남쪽 얄로바주(州) 농장으로, 경찰이 수색 장소를 특정한 것은 새로운 단서를 확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수색은 경찰이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카슈끄지가 실종된 지난 2일 총영사관 차량의 외부 운행 여부를 도시 곳곳에 설치된 수백 대의 폐쇄회로(CC) TV 녹화영상으로 추적한 직후 이뤄졌다.
터키의 한 관리는 "얄로바나 벨그라드숲에 카슈끄지의 시신이 있을 수 있다는 일부 의심이 조사 과정에서 불거졌다"며 "농가나 주택이 시신 처리 장소로 이용됐을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터키 일간 '쇠즈쥐'도 경찰이 감시 카메라에 잡힌 사우디 총영사관의 차량 동선을 분석해 두 곳을 수색하고 있다며, 경찰이 숲 주변에 설치한 카메라 기록을 모두 수거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투광조명등과 무인기(드론)까지 동원해 사우디 총영사관저를 9시간가량 수색했다. 수사관들이 여러 개의 박스와 가방을 이곳에서 가지고 나갔지만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터키 경찰은 또 총영사관과 영사관저 외부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잡힌 '수상한' 밴을 세 시간 동안 집중 수색했다고 친정부 일간 예니샤파크가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특히 주목하는 차량은 카슈끄지가 영사관에 들어가고 약 두 시간 후 영사관에서 영사관저로 이동한 차량 여러 대 가운데 검은색 메르세데스벤츠 '비토' 모델로, 외교번호판을 달았다.
경찰은 사우디 '암살조'가 카슈끄지의 시신을 옮기는 데 이 밴을 이용한 것으로 의심한다고 예니샤파크는 전했다.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카슈끄지는 이달 2일 이혼 확인서류를 받으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이후 실종됐다.
미국과 터키의 일부 매체는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실이 보낸 '암살조'에 의해 총영사관 안에서 살해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터키 정부 관료들도 이를 기정사실로 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미 CNN 방송은 지난 16일 터키 관료를 인용, "사우디 정보기관 요원이 암살조를 구성해 이스탄불로 건너갔다"며 "카슈끄지의 시신이 2주 전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뒤 토막 내졌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카슈끄지가 죽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분명히 그런 것 같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터키의 친정부 일간지 '사바흐'는 카슈끄지 실종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우디 '요원' 15명의 얼굴을 공개했다. 이 중에는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최근 미국 방문을 수행한 인물도 있었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가 살아서 총영사관을 떠났다"며 그의 실종과 자신들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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