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국정감사, 정부 조세정책 두고 충돌…유류세 인하도 논란
한국당 "심재철 고소고발 취하 용의 있나", 김동연 "당혹스럽다…생각해보겠다"
(서울·세종=연합뉴스) 정책팀 차지연 기자 = 여야는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재인정부의 조세정책을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으며 격돌했다.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한 이날 국감에서는 9·13 부동산대책에 포함된 종합부동산세 인상이 화두였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의원들은 종부세 인상을 두고 '포퓰리즘', '세금폭탄'이라며 비난했다.
한국당 이종구 의원은 "전형적인 중산층 아파트가 종부세 대상이 되고 있는데, 이게 세금폭탄"이라며 "(주택 보유는) 미실현 소득인데도 담세 능력이 있다고 해서 세금을 때린다. 종부세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과하다, 부담하기 어렵다'고 하는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서울 광진, 용산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역구로 둔 지역인데 다 종부세 대상"이라며 "민주당 의원도 가서 왜 그렇게 되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문재인정부는 부자증세 포퓰리즘 세금정책을 펴고 있다"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소득주도성장을 한다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아우성을 치니 부자와 대기업에 핀셋증세를 해서 일자리 안정자금으로 부작용을 메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여당은 '종부세 인상은 자산 불평등 완화를 위한 정책'이라며 야당의 '세금폭탄' 주장을 반박했다.
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자산 5분위 가구의 평균 자산이 1분위 가구의 52.9배에 이를 정도로 자산 불평등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종부세는 조세정의, 자산 불평등 완화 측면에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일각에서는 종부세를 세금폭탄이라고 하는데 종부세 인상으로 세부담 증가를 체감하는 인원은 전체 주택 소유자의 0.5%가량에 불과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같은 당 심기준 의원은 "노무현정부가 양극화 해소와 더 많이 가진 부자들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추진한 종부세가 이명박정부에서 무력화되면서 부동산 투기세력이 활개를 칠 수 있는 기반이 넓혀진 것"이라고 역공했다.
심 의원은 "(종부세 인상이 포함된) 9·13 부동산 대책은 이명박정부가 무력화시킨 보유세 강화를 추진하는 시작"이라며 "고소득 자산가가 더 많은 세금을 냄으로써 소득재분배를 추진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정부의 일자리 종합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 유류세 인하 정책을 두고서도 격돌했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은 "친서민적이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고 앞으로 유가가 더 오를 때를 대비한 대책도 없는 오로지 표를 의식한 정책"이라며 "과거 노무현 대통령도 이런 정책은 반대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가계비 절감 대책의 하나다. 일반 국민이 쓰는 유류비용을 많이 절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적극 찬성한다"며 "다만 실제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공공기관 단기일자리 마련 정책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어제 청와대 지시를 기재부가 아무런 검토 없이 따랐다는 지적에 김동연 부총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본인이 주창한 것'이라고 했지만 해당 회의 내용에는 관련 부분이 없다"며 "부총리가 청와대와 대통령을 보호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이명박정부, 박근혜정부 때도 고용절벽에 시달리는 청년과 소득 끊긴 노인들을 위해 단기일자리 대책은 추진됐다"며 "누가 지시를 하고 받았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고용 문제를 위해서는 어떤 부서라도 아이디어를 내고 논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사사건건 부딪치던 여야는 '맥주 종량세 도입'에 대해선 한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심기준·윤후덕 의원과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모두 "수입맥주에 유리한 '종가세' 대신 '종량세'를 도입해야 국내 맥주업계와 수제맥주업계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인가 재정정보 무단 유출 사건의 당사자인 한국당 심재철 의원을 둘러싼 논란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잠잠했다.
기재위는 전날처럼 심 의원이 재정정보와 관련한 질의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파행 없이 감사를 진행했다.
다만 감사 막바지 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시스템 보안이 강화됐고, 업무추진비도 감사원 감사로 적정성을 확인하게 됐고, 다운로드된 자료는 검찰이 가져갔다"며 "이 시점에서 원활한 기재위의 운영과 권위를 생각해 김 부총리가 (심 의원을) 고소고발한 것을 취하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바로 답변 드리기는 당혹스럽고, 생각해보겠다. 심 의원도 저희가 (기재위원으로) 모시고 일하는데 그런 생각이 왜 없겠나"라면서 "저희가 고발하기 전 요구한 것이 자료 반납이었다. 압수수색 외에 USB든 하드카피든 어떤 형태로든 선행 조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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