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중 발화해 소화기 진압 실패…바람 타고 건물 전체로 번져"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이재림 기자 = 대전에서 신축 중인 다목적체육관에서 불이 나 10여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지하에서 난 불이 건물 지지대인 비계에 걸려 있는 방진망에 옮겨붙었고, 이 불이 창문이 없는 건물 내부로 들어가 내장재를 모두 태우면서 큰 피해를 냈다.
19일 오후 3시 23분께 대전시 서구 관저다목적체육관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119소방대에 의해 1시간 40여분 만에 꺼졌다. 소방대는 이날 오후 4시 45분께 초진에 성공했고, 오후 5시께 잔불 정리와 건물 수색을 모두 마쳤다.
이날 불로 근로자 A(43) 씨가 얼굴 등에 중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다른 근로자 10명도 상처를 입었다. 소방당국은 애초 A씨 등 3명을 중상자로 분류했으나, 병원 의료진이 A씨 만을 중상자로 인정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39명의 근로자가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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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369명과 소방헬기 등 장비 59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대응 1단계는 인접한 3∼4곳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최고 3단계까지 있다.
인근 주민들은 화재 현장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폭발음이 들리자 놀라 대피했다.
대전 서구청이 발주한 이 건물은 건물면적 4천900㎡ 규모로, 오는 12월 준공 후 내년 1월 개관 예정이다. 현재 80% 공정을 보이고 있다.
불은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 건물 중 지하 1층 수영장 여성 라커룸 인근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모든 층으로 번졌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화재 당시 근로자들은 내부 설비 마감 등 내외장재 공사를 하던 중이었다.
손재칠 남부소방서 화재조사팀장은 "용접 공정도 있었는데 최초 발화와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지는 조사해봐야 한다"며 "근로자 1명이 소화기로 초기 진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불은 지하 1층 천장으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창문이 없다 보니 불은 비계에 붙은 방진망을 타고 바람에 따라 건물 상층부 내부로 옮겨붙었다"며 "마감 공정 특성상 불에 잘 타는 가연재가 많았던데다 아직 스프링클러가 설치 안 돼 있어 피해가 늘었다"고 덧붙였다.
공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하 1층 기계실에서 근로자들이 작업 중이었고, 인근 여자 라커룸 쪽에서 불이 났다"며 "처음 불을 본 근로자가 소화기로 진압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전했다.
서구 주민들은 오후 4시 10분께 '금일 15시 23분경, 관저동 1583 관저체육관 공사현장 대형화재 발생, 인근 주민은 즉시 대피 바랍니다'라고 된 서구청의 안전 안내문자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진화를 마무리한 뒤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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