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곧 '북미고위급대화' 언급 주목…北김여정 방미가능성

입력 2018-10-21 09:00   수정 2018-10-2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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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곧 '북미고위급대화' 언급 주목…北김여정 방미가능성
김영철·리용호도 거론되나 김정은 메신저역할 상징인물 낙점될 듯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약 10일후 자신과 북측 카운터파트 간 고위급 대화를 기대한다고 밝혀 어디서 누구와 만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폼페이오 장관은 멕시코 방문 중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잡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약 열흘 내에" 자신과 북한측 카운터파트의 고위급 회담들(senior leader meetings)이 '여기'에서 열리기를 매우 기대한다고 했다. 멕시코 현지시간으로 19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의향을 공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추상적인 언급은 궁금증으로 이어진다. 카운터 파트가 누구인지도 공개하지 않았고, 북미 고위급 대화의 장소도 거론하지 않은 채 '여기'라고만 했다. 다만, 여기라는 표현은 북한이 아닌 미국의 워싱턴을 거론한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한미 외교당국은 추가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그러나 북미 간에 택일만 남긴 것으로 보였던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 간의 실무회담 개최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약 10일후' 북미 고위급 대화 개최를 언급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선 '비건-최선희' 실무회담을 건너뛰고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 고위급 간 회담을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사전 의제 조율을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시 고위급 회담을 통해 실무회담의 '방향'을 조정하려는 것인 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아울러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가 누가 될지에도 큰 관심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생이자 사실상 '비서실장' 격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특사 자격 방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여정이 '김씨 일가'라는 상징성과, 실세로서 다른 인사들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논의의 재량권을 가졌다는 점에서 방미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하고 그걸 바탕으로 비핵화 논의를 진척시킬 수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김여정은 폼페이오 장관의 지난 7일 제4차 방북 때 김정은 위원장과의 단독면담에 배석했을 정도로 북미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협상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그동안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로 나섰으나, 그다지 성과를 거두지 못해왔다.
특히 제1차 북미 정상회담(6월12일) 준비 과정에서부터 지난 7월초 폼페이오 장관 3차 방북때까지 폼페이오의 카운터파트로 김영철 부위원장이 활동했으나, 김영철 부위원장의 거친 스타일로 인해 거부감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김영철 부위원장을 꺼린다는 지적도 한다.
북한의 대표적인 대미 외교통인 리용호 외무상이 노련한 외교관으로서 폼페이오 장관의 상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 9월말 유엔 총회를 계기로 한 '폼페이오-리용호' 회동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거나, 둘 간 '케미(궁합)'가 좋다는 평가는 나오지 않았다.
김여정 당 중앙위 부부장이 미국에 '신선한' 인물이라는 점도, 그의 방미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비핵화 조치와 그에 대한 상응조치로 북미가 치열한 기싸움을 하는 상황에서 부드러운 이미지의 김여정이 미국 방문을 통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외교 이벤트의 '최적임자'라는 분석도 있다.
김여정의 방미가 성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 친서를 전달하고,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는 등의 일정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 딸인 이방카 트럼프와의 대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속내를 가장 잘 알고, 그것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 미국의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김여정"이라며 "(5월말 방미한 김영철 부위원장에 이은) 김 위원장의 두번째 특사는 김여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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