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수술' 딛고 우뚝 선 이용, 수비수 도움왕·MVP '정면 도전'

'3번 수술' 딛고 우뚝 선 이용, 수비수 도움왕·MVP '정면 도전'
도움 1개 차 2위…역전하면 MVP 구도 경쟁력 "팀 우승 이뤘으니 개인상도…"


(전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세 번이나 수술을 받고 작년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리다시피 해 심리적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 시즌 큰 부상 없이 마무리하고 좋은 활약을 해줬습니다."
2년 연속 프로축구 K리그1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우승 세리머니를 마치고 시즌을 돌아보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팀 내 최우수선수를 묻자 주저 없이 측면 수비수 이용(32)의 이름을 불렀다.
최 감독이 말한 '수술'은 스포츠 탈장 수술이다.
운동할 때면 배가 아픈 증상의 스포츠 탈장은 이용을 오래 괴롭혔다.
정확히 어떤 병인지 알기까지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고, 2016년 11월을 시작으로 약 1년 사이 세 번 수술을 받았다.
울산 현대에서 뛰다 2016년 12월 전북으로 옮겼으나 세 번의 수술대에 오르는 사이 2017시즌은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활약하며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게 된 이용의 뒤엔 자신도 "다시는 축구를 못 할 줄 알았다"고 돌아볼 정도로 컸던 몸과 마음고생이 있었다.
세 번의 수술 뒤에 아픔을 깨끗이 털어낸 그는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에서 모두 적잖은 성과를 올리며 뜻깊은 2018시즌을 서서히 마무리하고 있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33라운드에서 이용은 이동국이 터뜨린 역전 결승 골을 어시스트했다. 전북의 우승 세리머니를 빛낸 헤딩 골의 시작은 이용의 정확한 후방 패스였다.



이 도움은 이용의 시즌 9번째 도움이다. 1위 세징야(대구·10개)에게 단 하나 뒤진 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한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도움 순위 맨 위쪽을 지키는 그에 대한 시선은 '반신반의'였지만, 러시아 월드컵을 계기로 한층 성숙한 기량을 뽐낸 이용은 5경기가 남은 K리그1의 유력한 도움왕 후보다.
이용은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도움왕과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작년에 마음고생을 많이 해서 감독님이 제게 선물을 주시는 마음으로 (팀 내 MVP라고) 말씀해주신 것 같다. 보답할 수 있도록 남은 경기 열심히 해서 MVP까지 노려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물론 둘 다 쉬운 경쟁은 아니다.
특히 MVP의 경우 득점 1위(26골)를 달리는 말컹이 강력한 후보다. 승격팀 경남FC가 이번 시즌 2위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킨 데는 말컹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전북이 스플릿 라운드 전 우승을 확정하고 순위 싸움 부담 없이 5경기를 치르는 점은 이용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우승팀 전북이 내세우는 후보인 만큼 개인 타이틀까지 더하면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 극히 드문 '수비수 도움왕'이라면 더욱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다.
이용은 "팀의 우승을 이뤘으니 남은 경기에선 도움왕 등 개인적인 부분도 생각하면서 뛰어야 할 것 같다"면서 "측면 수비수로 MVP를 받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남은 경기에서 잘하면 저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며 미소 지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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