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오키나와(沖繩)현의 중심 도시인 나하(那覇)시의 시장 선거에서 다마키 데니(玉城 デニ) 오키나와현 지사 등 '미군기지 이전 반대파'가 지원한 후보가 압승했다고 NHK가 21일 보도했다.
NHK는 이날 투개표가 실시된 나하시장 선거에서 다마키 지사와 야당 입헌민주당, 공산당 등이 지원한 시로마 미키코(城間幹子·여) 현시장이 출구조사에서 오나가 마사토시(翁長政俊·남) 후보에 크게 앞서 당선이 확실하다고 전했다.
시로마 시장은 지난 8월 별세한 오키나와 미군기지 반대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전 오키나와현지사의 측근이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 오나가 지사의 유지를 잇겠다고 강조해왔다.
지난달 당선 이후 미군 기지의 헤노코(邊野古) 이전 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다마키 오키나와현 지사는 나하시장 선거에서 자신이 지원한 후보가 압승을 거둠에 따라 중앙 정부와의 싸움에서 든든한 후원군을 얻게 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오키나와현의회 의원인 오나가 마사토시 후보를 지원했지만 참패해 오키나와현에서의 입지가 더 약해지게 됐다.
자민당은 지난달 말 오키나와현지사 선거에 이어 다시 이 지역에서 열린 지자체 선거에서 패하는 결과를 얻었다. 오키나와현지사 선거에서는 아베 정권의 핵심인사를 내려보내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친(親)아베' 후보를 당선시키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현 기노완시의 후텐마 비행장을 같은 오키나와현 내의 다른 지역인 나고(名護)시 헤노코로 이전하기로 하고 공사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키나와현과 주민들은 환경 파괴와 주민 안전 위협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기지를 아예 오키나와현 밖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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