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앙공공기관 '친인척 특혜채용' 전수조사 검토

입력 2018-10-22 10:57  

정부, 중앙공공기관 '친인척 특혜채용' 전수조사 검토

(세종=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정부가 산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 등에서의 친인척 특혜채용에 대해 전수조사를 할지 검토 중이다.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하는 데 따른 조치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2일 "공공기관 친인척 특혜채용 관련, 전수조사를 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해야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며 "가족관계를 확인하려면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한전KPS나 국토정보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의혹이 제기된 기관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면서 "다만, 서울교통공사 사례를 보더라도 당사자들 간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이 역시 쉽지 않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친인척 대거 채용과 관련, 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 사례를 실태 조사하느냐'라는 자유한국당 윤영석 의원의 질의에 "검토를 해보겠다"고 답한 바 있다.


올해 3월 1일 자로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서울교통공사 직원 1천285명 중 108명(8.4%)이 기존 직원의 친인척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고용세습' 문제는 올해 국감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서울시는 오는 23일 감사원에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 특혜 의혹과 관련해 감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교통공사뿐 아니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도 채용 비리가 있다고 규탄했다.
민경욱 의원은 "인천공항공사 협력업체 중 16개에서 고용세습 의혹이 불거졌고, 29명이 부정채용 의혹을 받고 있다"며 "인천공항공사는 9천78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고 정규직화 선언 이후 협력업체에 입사한 비정규직만 1천명 가까이 되는 점을 고려하면 전수조사를 했을 경우 비리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한국국토정보공사에 대해서도 "지난해 12월 비정규직 19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는데 알고 보니 정규직 직원의 자녀 15명, 형제 3명, 배우자 1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폭로하며 고용세습에 대한 전면적인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 밖에 한국가스공사나 한전KPS 등에서도 정규직 전환자 중 기존 임직원의 친인척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정유섭 의원이 한국가스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지난 8월 비정규직 1천245명 중 1천203명을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확정했다. 정규직 전환 대상 1천203명 중 2.1%인 25명이 기존 임직원의 부모, 동생, 누나, 배우자, 자녀, 처남, 외삼촌, 이모부 등 4촌 이내 친인척이다.
한국당 장석춘·박맹우 의원이 한전KPS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한전KPS는 2014~2018년 재직자의 친인척 40명을 채용했고 이 가운데 11명은 기간제로 입사했다가 올해 4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올해 한전KPS가 정규직으로 전환한 240명의 4.6%에 해당한다. 11명 모두 재직자의 자녀이며, 고위급인 1직급(을) 직원의 자녀도 포함됐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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