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부모 "장례 절차 등 마무리되면 한국 떠나고 싶다"
(김해=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지난 20일 경남 김해 원룸 건물에서 발생한 불로 4∼14살 고려인 4명이 숨지거나 크게 다친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며 교육당국도 성금 모금 등 지원에 나섰다.
화재 발생 하루 뒤인 21일 숨진 우즈베키스탄 국적 고려인 A(14·중3)양이 다닌 김해 모 중학교는 22일 아침 긴급회의를 열고 교사와 학생 모두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으기로 했다.
성금은 오는 23일 발인 때 전달하기로 했다.
학교 관계자는 "A양이 1학년 2학기 때 우리 학교로 와서 한국어도 곧잘 했고, 아이들과도 잘 지냈다"며 애도를 표했다.
그러면서 "숨진 학생 가족이 많지도 않고 워낙 큰 사고로 경황도 없어서 교사들이 장례식장도 지키고 있다"며 "수업이 끝나면 희망하는 학생들도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재로 크게 다쳐 위중한 A양 친동생(12·초5)과 이종사촌(13·초6)이 다니던 김해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쾌유를 기원하며 행사를 당분간 자제하기로 했다.
학교는 오는 25일 열 예정이던 전 학년 운동회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하고 이날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학교 관계자는 "서로 힘을 모아 아이들의 쾌유를 빌자는 뜻에서 운동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지금은 아이들이 빨리 낫기를 바라는 마음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학교는 사고 소식을 전해 들은 같은 반 학생들이 받았을 충격을 우려해 이날 해당 학생들을 상대로 심리 상담도 했다.
결과에 따라 필요할 경우 추가 상담도 할 예정이다.
이 밖에 화재 직후 숨진 A양 막내동생(4)이 다닌 어린이집이 있는 김해교회에서도 지원 방안을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베키스탄 국적 고려인 4세 4명을 덮친 불은 지난 20일 김해시 서상동 한 4층 원룸 건물의 1층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이들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던 부모를 따라 한국 땅을 밟았지만, 그 꿈은 화마에 무너지게 됐다.
해당 부모는 장례 절차 등이 마무리되면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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