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옛 도심 '재밋섬' 건물 매입 공방…소송전 확대
행감서 "전형적 인수합병·계약 무효" vs 사업자 "범죄자 취급 말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예술인 활동여건 개선을 위해 어린이 놀이시설인 재밋섬파크 건물 매입의 적절성 문제를 놓고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안팎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22일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과 제주문화예술재단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이경용 의원은 주식회사 재밋섬파크의 전신인 블루시팅홀딩스의 최초 설립자이자 대표이사인 김모씨를 참고인으로 출석시켜 시민단체로부터 제기된 재밋섬의 설립과 건물 매입 과정, 건물 가격의 적정성 등에 대한 의혹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이 의원은 "건물은 20년 가까이 됐고, 내부시설이 엉망에다 시설투자도 된 게 없다"며 "참고인이 보기에 건물의 가치를 어떻게 보는가. (100억원이 넘는) 가격에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법원의 법정관리에 들어간 현 재밋섬 건물의 입찰금액) 56억원도 많이 줬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건물을 인수한 뒤 사업을 할 때 대출이자 상환과 인건비로 인한 적자가 발생했고, 적자해소를 위해 중국인 대상 면세점 또는 재건축을 통한 오피스텔 분양을 검토했지만 용적률·건폐율 등을 고려했을 때 분양을 100％ 성공 확신이 없으면 답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업 진행 과정에 사채업자와 금융권 담당자 등이 얽혀있고 현재 전형적인 기업 인수 합병의 마지막 수익을 내는 과정에 있다. 제주도민의 세금으로 마무리된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외에도 소유권 문제로 인해 건물 매매 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2016년 4월 7일 재밋섬파크와 신한은행 간 맺은 '부동산담보신탁계약 확인서'가 공개됐고, 재밋섬파크가 총 61억3천만원의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문종태 의원은 "소유권이 신한은행에 있다고 하면 계약은 무효"라며 "부동산담보신탁계약 확인서를 보면 위탁자인 재밋섬파크가 관련 여신을 완제하는 등 조건을 충족했을 때 신탁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이 있으므로 현재까지 채무를 변제하지 못한 만큼 소유권이 신한은행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탁부동산 소유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를 보면 '부동산의 신탁에 있어서 수탁자(이번 사건에서 신한은행) 앞으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치게 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 재밋섬파크)와의 내부관계에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된 것이 아니라 할 것이다'라고 판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밋섬의 현직 대표는 행감이 이뤄지기 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이모 대표는 "제주 원도심을 문화 중심지로 성장시키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문화예술재단의 의지를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삼도2동 발전 방향과 맞아서 계약을 체결했다"며 색안경을 끼고 자신을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번 행감에서도 도의회가 신한은행에 공문을 보냈다. '(은행이) 재밋섬파크에 매매계약 관련 권한을 위임한 적이 있느냐'는 공문이었고 회신은 '해당사항 없음'이었다"며 "부동산계약은 특히 신탁계약은 명의상 은행이 가지고 있는 것이지 실제 소유권은 재밋섬에게 있다"고 반론을 폈다.
문광위가 재밋섬 전 대표를 행감 참고인으로 채택한 것에 대해서도 "행감에서 관련자를 출석 요구하려면 재밋섬파크에 먼저 문의해야지 원만치 않은 관계에 있는 개인만 출석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도의회 발언을 근거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일방적인 기사가 나가고 있다며 도의원과 언론인 등 5명을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가 재밋섬 건물 매입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을 빨리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행감에 출석한 전성태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 절차적 하자와 어떠한 의혹이 있어선 안 된다"며 "현재 감사위원회에서 건물 가격이 적정한지 등에 대해 국토부에 질의한 상황이다. 도의회에서 제기된 모든 지적사항을 포함해 관련 내용을 검토한 뒤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지난 5월 임시 이사회를 통해 제주시 삼도2동에 있는 지하 3층·지상 8층 규모의 재밋섬파크 건물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제주지역 예술인 활동여건 개선을 위해 공공연습공간을 마련하는 등 제주시 옛 도심에 (가칭)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재단은 기본재산 170여억원의 61％인 110억여원을 들여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고, 또 리모델링에만 국비와 도비 60억원을 지원받아 총 17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재단과 건물주 사이에 이뤄진 매매 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건물과 토지에 대한 계약금이 각각 1원으로 된 반면, 2차 중도금 지급 전에 계약을 해지하게 될 경우 2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b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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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감서 "전형적 인수합병·계약 무효" vs 사업자 "범죄자 취급 말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예술인 활동여건 개선을 위해 어린이 놀이시설인 재밋섬파크 건물 매입의 적절성 문제를 놓고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안팎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22일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과 제주문화예술재단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이경용 의원은 주식회사 재밋섬파크의 전신인 블루시팅홀딩스의 최초 설립자이자 대표이사인 김모씨를 참고인으로 출석시켜 시민단체로부터 제기된 재밋섬의 설립과 건물 매입 과정, 건물 가격의 적정성 등에 대한 의혹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이 의원은 "건물은 20년 가까이 됐고, 내부시설이 엉망에다 시설투자도 된 게 없다"며 "참고인이 보기에 건물의 가치를 어떻게 보는가. (100억원이 넘는) 가격에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법원의 법정관리에 들어간 현 재밋섬 건물의 입찰금액) 56억원도 많이 줬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건물을 인수한 뒤 사업을 할 때 대출이자 상환과 인건비로 인한 적자가 발생했고, 적자해소를 위해 중국인 대상 면세점 또는 재건축을 통한 오피스텔 분양을 검토했지만 용적률·건폐율 등을 고려했을 때 분양을 100％ 성공 확신이 없으면 답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업 진행 과정에 사채업자와 금융권 담당자 등이 얽혀있고 현재 전형적인 기업 인수 합병의 마지막 수익을 내는 과정에 있다. 제주도민의 세금으로 마무리된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외에도 소유권 문제로 인해 건물 매매 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2016년 4월 7일 재밋섬파크와 신한은행 간 맺은 '부동산담보신탁계약 확인서'가 공개됐고, 재밋섬파크가 총 61억3천만원의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문종태 의원은 "소유권이 신한은행에 있다고 하면 계약은 무효"라며 "부동산담보신탁계약 확인서를 보면 위탁자인 재밋섬파크가 관련 여신을 완제하는 등 조건을 충족했을 때 신탁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이 있으므로 현재까지 채무를 변제하지 못한 만큼 소유권이 신한은행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탁부동산 소유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를 보면 '부동산의 신탁에 있어서 수탁자(이번 사건에서 신한은행) 앞으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치게 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 재밋섬파크)와의 내부관계에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된 것이 아니라 할 것이다'라고 판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밋섬의 현직 대표는 행감이 이뤄지기 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이모 대표는 "제주 원도심을 문화 중심지로 성장시키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문화예술재단의 의지를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삼도2동 발전 방향과 맞아서 계약을 체결했다"며 색안경을 끼고 자신을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번 행감에서도 도의회가 신한은행에 공문을 보냈다. '(은행이) 재밋섬파크에 매매계약 관련 권한을 위임한 적이 있느냐'는 공문이었고 회신은 '해당사항 없음'이었다"며 "부동산계약은 특히 신탁계약은 명의상 은행이 가지고 있는 것이지 실제 소유권은 재밋섬에게 있다"고 반론을 폈다.
문광위가 재밋섬 전 대표를 행감 참고인으로 채택한 것에 대해서도 "행감에서 관련자를 출석 요구하려면 재밋섬파크에 먼저 문의해야지 원만치 않은 관계에 있는 개인만 출석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도의회 발언을 근거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일방적인 기사가 나가고 있다며 도의원과 언론인 등 5명을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가 재밋섬 건물 매입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을 빨리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행감에 출석한 전성태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 절차적 하자와 어떠한 의혹이 있어선 안 된다"며 "현재 감사위원회에서 건물 가격이 적정한지 등에 대해 국토부에 질의한 상황이다. 도의회에서 제기된 모든 지적사항을 포함해 관련 내용을 검토한 뒤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지난 5월 임시 이사회를 통해 제주시 삼도2동에 있는 지하 3층·지상 8층 규모의 재밋섬파크 건물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제주지역 예술인 활동여건 개선을 위해 공공연습공간을 마련하는 등 제주시 옛 도심에 (가칭)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재단은 기본재산 170여억원의 61％인 110억여원을 들여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고, 또 리모델링에만 국비와 도비 60억원을 지원받아 총 17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재단과 건물주 사이에 이뤄진 매매 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건물과 토지에 대한 계약금이 각각 1원으로 된 반면, 2차 중도금 지급 전에 계약을 해지하게 될 경우 2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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