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보물 제1902호인 제주향교 대성전 동무(東?)와 서무(西?)의 정확한 위치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4∼9월 제주문화유산연구원에 의뢰해 발굴조사를 한 결과 제주향교 대성전 좌우에 있던 동무·서무의 초석과 석렬이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동무와 서무 터에서 각각 2개씩의 대칭되는 문주석(門柱石)과 건물의 서쪽 경계에 해당하는 기단석렬도 출토됐다. 이로써 기존 문헌과 사진 자료로만 추정됐던 건물의 세로 폭이 약 4.8m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동무와 서무는 현 제주중학교 운동장까지 이어졌으며, 운동장 부분의 관련 초석과 석렬은 모두 훼손된 것으로 추정됐다.
또 향교의 월대(月臺)와 중앙의 신도(神道), 동무와 서무 앞 보도시설도 확인됐다. '수성'(守城)과 '임신'(壬申)이라 새겨진 명문기와 등 다수의 기와편도 출토됐다.
수성이란 성문거교군(城門擧橋軍)이 근무했던 수성소(守成所)를 의미한다. 이와 유사한 기와는 제주목 관아, 오현단 부근의 제주성, 운주당터에서도 발견됐다.
제주향교는 조선 순조 28년(1828년) 이행교 제주목사에 의해 현재의 장소로 이전 건축됐다. 대성전은 문묘(文廟)의 정전(正殿)으로서 공자와 4성인 증자(曾子), 맹자(孟子), 안자(顔子), 자사(子思), 공자의 제자 10철, 송조육현, 우리나라 18현의 위패를 모신 전각이다.
동무와 서무는 대성전의 좌우에 있는 건축물로, 10철(哲)을 제외한 공자의 제자와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대 현인 등 112인의 위패를 봉안했다. 이후 1951년 전국유림대회의 결의에 따라 중국 선현 94위를 매안하고, 우리나라 18현은 대성전으로 승차했다. 동무와 서무는 1952∼1953년 훼손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대근 도 세계유산문화재부장은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기초자료로 활용해 제주향교의 옛 위용을 복원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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