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경찰의 날(21일)을 맞아 대구지방경찰청이 이색 경찰관들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이정옥 경위는 지금까지 5년째 경북대 평생교육원에서 소프라노 성악 수업을 듣고 있다.
1987년 경찰관이 된 이 경위는 직장에서는 맏언니로, 가정에서는 두 아들 어머니로서 생활하며 힘들 때마다 노래로 마음의 여유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자기 상담을 맡은 학대 피해자들에게 성악 연주회를 마련해 주는 꿈을 갖고 있다.
대구동부경찰서 동대구지구대 최유진 순경은 유도 여자 국가대표로 활동하다가 경찰에 들어왔다.
지금까지 술집에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현행범을 체포하고 자살 의심자를 구조하는 등 눈에 띄는 업무 성과를 내고 있다.
최 순경은 "이제는 유도 국가대표가 아닌 대한민국 대표경찰로서 한판승을 지켜봐 달라"며 의욕을 보였다.
수성경찰서 외근 형사 가운데 홍일점인 조설 순경은 태권도 5단, 용무도 4단으로 무도 교관을 겸하고 있다.
2009년 덴마크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을 딴 뒤 경북 영천시청 실업팀을 거쳐 2014년 경북 대표로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 순경은 "특기를 살려 강력범을 검거하는 형사로 활동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수성경찰서 형사과 박동준 순경은 수화 배우기에 열심이다.
2015년 어렵게 경찰공무원이 된 박 순경은 시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수화를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수화, 메모 등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 민원인들을 도와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달성경찰서 오형백 경위는 소 박사로 통한다.
최근 관내 한 축사에서 소 5마리가 연이어 죽은 사건과 관련해 인근 터널 공사 관계자와 소 주인 간 다툼을 슬기롭게 해결했다.
오 경위는 관련 지식을 동원해 소의 죽음과 공사 간 연관성이 크지 않다는 것을 이해 당사자들에게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그는 축산학을 공부하고 식당 운영을 꿈꾸며 6개월간 고기 해체 작업, 뼈와 살을 발라내는 발골까지 한 특이한 이력이 있다.
달서경찰서 보안계 최덕기 경위는 대구문인협회에 등록된 시인이다.
최근 국가보훈처가 주관한 공군 조종사 유치곤 장군 기념 추모 백일장 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경찰문화대전 은상을 받는 등 발군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경찰서 남자 화장실에는 그가 지은 시 '백로(白露) 무렵' 작품이 걸려 호평을 받는다.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요즈음 무술은 물론 각양각색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경찰관이 늘고 있다"며 "날로 다양해지는 사회에서 고무적인 현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