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수상자 마틴 챌피 교수…과기한림원 행사서 강연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2008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마틴 챌피(71)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22일 "기초과학이 있어야 연구성과의 '응용'에 대한 다양한 방편을 생각할 수 있다"며 "기초과학 강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로 열린 '노벨상 수상자와 대담' 행사에 연사로 나서 "연구란 '위험'을 안고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인데, 재정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런 시도가 사라질 수 밖에 없다"라며 "현재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연구성과에 대한) 특허나 수익, 응용 등만 강조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아이폰' 역시 여러 사람들의 수많은 (기초과학) 연구성과가 축적돼 탄생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기초과학으로 인한 성과의 회수금액은 투자금액에 비해 많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챌피 교수는 녹색형광단백질(GFP)을 발견해 생물학 연구에 활용한 공로를 인정받아 로저 첸, 시모무라 오사무 박사와 함께 2008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현재 GFP는 '빛나는 표지'로 단백질의 위치와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 등을 밝히는 연구에 주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그는 이 GFP도 처음엔 '호기심'을 기반으로 한 기초연구에서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공동 수상자인 시모무라 박사가 빛을 내는 해파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는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지원 방안도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미국 벨연구소, 영국 케임브리지대 MRC분자생물학연구소 등 우수한 연구성과와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하는 기관의 경우, 과학자들에게 자재와 장비만 제공할 뿐 간섭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챌피 교수는 "(정부나 기관이) '이런 문제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고 규정하면, 연구자들은 오히려 (연구에) 애를 먹게 되는 듯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한편 이날 '노벨상 수상자와 대담'은 '2018 한국과학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다. 과학주간은 오는 27일까지 더케이호텔에서 진행된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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