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집트에서는 정부를 비판한 서적을 쓴 경제학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집트 경찰은 전날 경제학자 압둘 칼릭 파루크를 이른바 '가짜뉴스'를 발행했다는 이유로 검거했다.
파루크의 아내는 로이터에 "경찰 3명이 카이로 교외의 집에 머물고 있던 남편을 데리고 갔다"고 전했다.
이집트의 인권단체 '아랍인권정보네트워크'(ANHRI)를 이끄는 한 변호사는 "그(파루크)는 책 때문에 공식적으로 체포됐다"며 파루크가 공안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은 파루크의 최신 저서 '이집트는 정말 가난한 국가인가'가 지난주 현지 언론에 소개됐다며 이 책은 이집트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사회 위기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파루크 체포는 이집트에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는 현실을 반영한다.
인권단체들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014년 권좌에 오른 뒤 언론 및 출판의 자유가 퇴보했다고 평가한다.
올해 4월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2018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이집트는 180개국 가운데 161위를 기록했다.
이집트 당국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정부나 국민을 비판한 사람을 종종 체포하고 있다.
반면, 엘시시 대통령이 사회 안정에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를 옹호하는 이들도 있다.
이집트가 2011년 시민혁명 이후 극심한 정치·경제적 혼란을 겪은 점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집트 정부는 작년 4월 폭탄 공격에 기독교계 콥트교도들이 최소 45명이 숨진 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고 테러 방지를 이유로 국가비상사태를 계속 연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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