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스위스와 미국 공동연구팀이 초파리가 다리와 날개 등을 움직일 때 이를 제어하는 뇌의 신경회로 작동 모습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스위스 로잔공대(EPFL) 파반 람디아 교수와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동연구팀은 22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서 초파리의 사지제어 신경회로(limb control neural circuits) 활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기록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신경회로가 어떻게 작동해 동물의 사지 움직임을 제어하는지 밝혀내는 것은 생물학, 의학, 로봇공학 등에 모두 중요하지만, 현재까지는 동물이 움직이는 동안 실시간으로 뇌 신경회로를 연구할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
연구팀은 '2광자 현미경'(two-photon microscopy)이라는 첨단 이미징 기술과 활성화되면 밝은 형광을 발산하도록 만든 신경세포를 이용해 초파리가 사지를 움직일 때 신경세포가 활동하는 모습을 관찰,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초파리의 다리, 목, 날개 등을 제어하는 신경회로인 '복신경색'(ventral nerve cord)과 곤충이 방향을 잡는 데 사용하는 아령 모양의 '평형곤'(halteres)을 집중적으로 연구, 초파리가 특정 동작을 할 때의 복신경색 활동을 촬영했다.
그 결과 초파리가 움직이고 특정 동작을 할 때 활성화되는 신경세포들이 다른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파리가 앞으로 걸을 때와 뒤로 걸을 때, 또 방향을 전환할 때 각각 다른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또 "복신경색을 손쉽게 연구할 수 있는 유전학적 기술도 개발했다"며 "앞으로 이 기술을 초파리의 복잡한 사지 운동과 관련된 신경회로를 직접 연구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람디아 교수는 "이 연구로 개발한 신경회로 활동 기록방법과 유전학적 도구를 결합하면, 우리가 어떻게 손발을 움직이는지 밝혀내는 것은 물론 동물처럼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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