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북항 운영사 '완전통합' 논의 시작…실현 가능성은

입력 2018-10-25 07:00   수정 2018-10-25 10:59

부산북항 운영사 '완전통합' 논의 시작…실현 가능성은
이해관계 첨예, 지분율 산정 방식 등 합의 도출 쉽지 않아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만공사는 북항 운영사들을 통합하기 위한 논의를 이달 중에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통합 논의에는 부산항터미널, 자성대부두 운영사인 한국허치슨터미널, 신감만부두 운영사인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이 참여한다.

부산항터미널은 2016년 11월 신선대부두 운영사인 CJ대한통운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감만부두 운영사인 부산인터내셔널터미널이 1차로 통합한 운영사다.
허치슨과 동부감만은 최근 항만공사에 문서로 통합 논의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부산항터미널은 자동으로 완전통합 논의에 참여하게 돼 있다.
북항 운영사 통합은 허치슨과 동부감만이 부산항터미널의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부산항터미널의 현재 자본금은 570억원이다.
장금상선이 43%, CJ대한통운의 지주회사인 CJKX홀딩스가 42.41%의 지분을 갖고 있다.
11월 중에 항만공사와 아시아 역내를 운항하는 선사들의 단체인 인트라 아시아가 각각 10%의 지분 참여를 할 예정이어서 장금상선과 CJKX홀딩의 지분율은 지금보다 낮아지게 된다.

허치슨과 동부감만이 모두 통합에 합의하면 자본금 규모를 950억원까지 늘린다는 게 항만공사의 계획이다.
항만공사는 가능하면 연말까지 개별 운영사들의 지분율 산정 방법 등에 관한 합의를 끌어내 완전통합의 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하지만 2016년 11월에 이뤄진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의 1차 통합 과정을 보면 합의에 이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2015년 12월 당시 신선대, 감만, 자성대, 신감만 등 4개 부두 운영사가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논의를 시작했다.
1년이나 밀고 당겼지만 신선대와 감만부두 등 2곳의 운영사만 통합에 응했고 나머지 2곳은 끝내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각 운영사는 통합법인(부산항터미널)의 지분 산정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고 결국 일부 운영사는 해수부와 항만공사가 불공정한 잣대를 들이댄다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완전통합을 위한 논의에서도 지분율 산정 방식이 가장 큰 난관이 될 것으로 항만공사는 예상했다.
통합 운영사에서 차지할 지분이 2022년 개장 예정인 신항 서컨테이너부두 운영권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각 운영사는 지분율 산정에서 양보 없는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신항 서컨테이너부두는 부산항 전체에서 위치나 시설 등 모든 면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현재 운영사들의 여건으로 볼 때 2년 전보다 통합 합의에 이르기가 훨씬 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2년 전 1차 통합에 합의한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는 항만공사에 내야 하는 임대료를 800억원 넘게 체납할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해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통합을 선택했지만 지금은 모든 운영사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통합보다는 독자 운영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수백억원이 넘는 막대한 돈을 투자한 운영사 입장에서 그에 상응하는 지분이나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한 통합에 참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항만업계 관계자들은 "해수부가 북항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운영사 통합을 추진하기로 해 논의가 시작되지만 현재 3개 운영사의 여건으로 볼 때 절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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