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 "양심상 못 해" 정회 선언…민주 "시작도 않고 정회라니 처음 있는 일"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조 후보의 자료 제출 미비를 문제 삼은 야당 의원들의 반발로 회의 시작 20여 분 만에 정회했다.
환경노동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회의가 시작하자마자 "조 후보에게 청문회 진행에 핵심적인 자료들을 요청했으나 자료들이 전혀 오지 않았다"고 말한 뒤 "이런 상태에서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양심을 걸고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간사 간 협의를 위한 정회를 요청했다.
조명래 환경장관 청문회…'자료미비로' 시작도 못하고 파행 / 연합뉴스 (Yonhapnews)
김 의원은 "이번 인사청문회는 이례적으로 국감을 앞두고 후보가 발표되면서 청문 준비에 만전을 기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그런데도 후보가 자기에게 불리한 의원들의 자료 요구에 미제출로 일관하면서 '역대급' 부실청문회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장우 의원도 "조 후보는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 증여세 지연 납부 등 종합적으로 부적격 의견이 있는 후보"라며 "그런데도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장관 후보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명확한 자료를 갖고 오기 전까지 정회해달라"고 요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절차상 하자를 문제 삼아 정회하는 경우는 유례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고 하면 오늘 추가로 요구해서 받으면 된다"며 "후보가 가진 환경 업무 전반에 대한 소신과 의지 등이 우선으로 판단돼야 하니 청문회를 예정대로 진행하자"고 촉구했다.
같은 당 김태년 의원도 "자료 제출이 미흡하다고 청문회가 시작도 못 한 것은 제가 야당과 여당 다 해봤지만 처음 있는 사례"라고 했고, 설훈 의원도 "후보자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틀렸다', '맞다'고 판단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지 후보 말도 듣기 전에 안 들으려는 자세는 청문회의 기본 원칙에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여야의 고성 섞인 설전이 계속되자 김학용 위원장은 회의 시작 20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이 임무를 부여한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없는 환경이고, 도저히 이런 것은 양심을 걸고 묵과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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