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사업화된 일본 대학의 연구논문 중 상당수가 미국 기업의 이익에 기여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의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는 대학 등 일본 연구기관의 논문들이 어떤 나라 기업의 특허 출원에 사용됐는지를 분석해 공개했다.
특허 출원이 상업화의 전단계인 만큼 일본의 연구 논문이 어떤 나라 기업의 이익에 기여했는지가 조사 대상이었다.
지난 2006~2013년 출원된 특허에 언급된 일본 논문을 상대로 한 이번 분석에서 특허의 41.5%는 미국 기업이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 기업이 출원한 특허는 25.2%에 그쳤다.
미국과 일본 기업 사이의 격차는 생명과학 분야만 볼 때 더 심했다. 미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46.8%와 16.6%였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런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일본 대학 등의 연구 성과 중 상당 부분이 미국 기업의 이익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일본 기업들은 보는 눈이 없다"는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혼조 다스쿠(本庶佑·76) 일본 교토(京都)대 특별교수의 발언을 소개하며 일본 기업들이 '혁신의 씨앗'인 연구 결과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혼조 교수는 암 환자에 대한 면역치료를 방해하는 'PD1'이라는 물질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의 연구 성과는 일본의 제약회사 오노(小野)약품공업이라는 파트너를 만나 항암 신약 '옵디보'의 탄생으로 이어졌지만, 처음에는 오노약품공업이 혼조 교수와의 협업에 소극적이었다.
오노약품공업은 당초 혼조 교수의 공동 연구 제안을 거절했다가 혼조 교수가 미국 기업과 공동 연구를 하려 하자 방침을 바꿨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