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산책길과 먹거리로 매력 키워 관광객 유치
참전복·멸치·미역 해산물 '별미'…해상펜션에선 낚시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정현종 作 '섬')
시인은 단 두 줄로 섬을 노래했다. 글을 짧았지만, 여운은 길었다.
육지를 떠난 배는 설렘과 그리움을 싣고 푸른 파도를 제친다.
섬은 그래서 아름답다.
전남 여수에는 아름다운 섬이 많다. 거문도·사도·낭도·하화도·개도 등 이름도 예쁘다.
취재진이 찾은 개도(蓋島)는 가막만에서 바라본 섬의 모양이 개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주위에 제도·사도·낭도 등 많은 섬을 거느린다는 의미로 덮을 개(蓋)를 써서 '개도'라 붙였다는 설도 있다.
여수시 화양면 백야선착장에서 배로 20분 떨어진 개도는 최근 한 방송사의 연예 프로에 등장하면서 주목받았다.
개도는 전체 면적이 8.76㎢이며 6개 마을에 691명이 살고 있다.
전통적인 어촌 마을이었지만, 주민 노력으로 2010년 행정자치부가 선정한 '명품 섬 베스트 10'에 이름을 올리면서 개도는 바뀌기 시작했다.
섬 주위를 잇는 '개도 사람길'이 완성돼 섬의 일상도 변화했다.
1코스는 화산 신항구를 출발해 여석 전망대와 모전마을까지 4km 구간이다.
2코스는 모전마을에서 출발해 솔머리와 청석포에 이르는 4.2km 구간으로 두 구간 모두 한 시간 남짓이면 걸을 수 있다.
구간마다 쪽빛 바다와 하늘을 볼 수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개도 사람길' 산책의 백미는 '청석포'다.
푸른 빛깔의 돌이 많아 붙여진 청석포는 동네 사람들이 소풍을 다녔던 곳으로 개도에서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청석포는 해안 주변으로 길게 놓인 산책 데크를 따라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것이 일품이다.
개도에 가면 해상펜션에서 묵을 수 있다.
어촌계가 운영하는 해상펜션은 작은 배를 타고 갈 수 있다.
파도의 흐름에 따라 펜션도 움직인다.
낚시해도 좋고 바다와 하늘을 벗 삼아 책을 읽어도 좋다.
펜션은 3채가 있다. 한 채당 최대 15명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10만∼15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개도의 특산물은 참전복과 멸치다.
참전복은 오도독 오도독 씹히는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20 어가가 양식으로 생산하는데 연간 4억원어치를 생산한다.
멸치는 바닷물로 삶아 말려 소금을 쓰는 멸치에 비해 덜 짜고 맛도 깊다.
크기가 작아 국물용보다는 볶음용으로 많이 찾는다.
가파른 언덕에서 파도를 맞고 자라는 미역도 별미다.
미역만 넣고 푹 국을 끓여도 시원해 술꾼들의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한 예능 프로에서 배우 임원희가 먹은 꽃게찜은 개도의 대표 음식이 됐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꽃게를 튀겨낸 뒤 콩나물 등 야채와 양념을 버무려 쪄내 매콤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바삭한 식감은 기본이고, 껍질까지 씹으면 고소한 맛이 배가 된다.
방송에 나간 뒤 꽃게찜 식당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인장이 정성껏 만든 밑반찬과 상큼한 서대회에 개도 막걸리를 곁들이면 산행의 피로가 싹 가신다.
5년 전 귀어한 김영삼(44)씨는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게 섬 생활의 매력"이라며 "도시보다 문화적 혜택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자연환경이 주는 풍요로움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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