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내사랑 치유기'·'숨바꼭질', 주말극 쌍끌이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유부녀 배우들이 저력을 과시 중이다.
MBC TV 주말극 '내 사랑 치유기'의 소유진과 '숨바꼭질'의 이유리 이야기다.
24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10월 셋째 주(15∼21일) 콘텐츠영향력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내 사랑 치유기'가 4위에 올랐다. CPI 지수는 236.4. 시청률도 8∼9%대를 유지하면서 선전한다.
'내 사랑 치유기'는 최근에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부인으로 더 유명해진 소유진의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소유진이 연기하는 여주인공 임치우는 자신을 악착같이 부려먹는 시어머니, 그런 엄마와 아내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는 연하 남편, 기대기만 하는 친정엄마로부터 시달린다.
여주인공을 둘러싼 환경이 자칫 잘못하면 답답한 요소가 돼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소유진은 답답한 현실에도 분가를 꿈꾸며 악착같이 살아가는 30대 버전 '캔디' 임치우를 과하지 않고 현실감 있게 표현한다.
러브라인으로 엮일 최진유(연정훈 분)와 붙는 장면에서는 20대 남녀 못지않은 설렘을 유발하기도 한다.
다만 드라마 자체는 고루하다는 비판도 있다.
남녀주인공이 1회부터 얽히는 계기가 우연한 만남으로 점철돼 신선함을 선사하는 데 실패했다.
초반부터 주인공들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이 암시됐고 시댁의 지나친 횡포 등 기존 드라마의 '막장' 요소를 답습했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아이 아빠와 상의 없이 출산하겠다며 갑자기 나타난 여성이라는 등장인물도 구시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요일에 방송되는 '내 사랑 치유기'가 막장 요소를 담았지만, 전반적으로 경쾌하고 밝은 가족극을 표방하는 반면 토요일의 '숨바꼭질'은 막장임을 숨기지 않는다.
숨바꼭질은 같은 기간 CPI 집계에서 36위(CPI 지수는 195.2)로 '내 사랑 치유기'보다 뒤졌다. 그러나 더 높은 10%대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도 기록하고 있다.
'숨바꼭질'은 첫 회부터 정략결혼을 제안받은 민채린(이유리)이 이를 거절하면서 정신병원에 감금되고, 결국 결혼을 수락하며 복수를 꿈꾸는 이야기가 펼쳐지며 '막장'의 표본을 보여줬다.
등장인물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고 독기 어린 눈으로 복수를 다짐하는 장면은 그동안의 '막장' 드라마에서 흔히 봐왔던 것들이다.
이밖에도 출생의 비밀, 어린이 유괴, 재벌가의 횡포, 불륜 등 온갖 자극적인 요소가 들어있다.
민채린의 할머니인 나해금(정혜선)이 민채린을 '그 물건'이라고 부르는 등 극 중 인물들의 대사도 비현실적이고 감정이 지나칠 정도로 과하게 표현됐다.
이런 과한 설정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극 중 민채린이 자신을 향한 음모의 배후를 캐기 위해 남자 목욕탕에 들어가는 장면이 논란이 돼 제작진이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뻔한 막장극 요소를 두루 갖췄지만, 인기를 끄는 데는 이유리의 연기가 큰 역할을 한다.
끊임없이 위기가 닥치는 와중에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민채린을 표현하기 위한 이유리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는 시청자들을 붙잡아두는 데는 성공했다.
'왔다! 장보리'의 악역 연민정으로 큰 인상을 남긴 이유리는 이번 드라마로 또다시 강한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 때문에 '어떤 내용인지 짐작되지만 보게 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CJ ENM 7개 채널(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XtvN)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2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산출한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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