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온호, 해빙 관측 성공…"물의 흐름 변화가 해류 순환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북극 항해를 위협하는 동시베리아해 바다 얼음의 이상 움직임의 원인은 물의 흐름 변화 때문으로 추정됐다.
해양수산부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동시베리아해에서 벌인 연구항해를 통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냈다고 24일 밝혔다.
해수부에 따르면 북극항로를 지나는 선박을 위협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인 해빙은 1979년 이후 40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북극항로의 관문인 동시베리아해에서는 해빙이 모여드는 이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해수부는 "이 때문에 동시베리아해는 북극항로에서 가장 위험한 구간으로 꼽힌다"며 "최근까지도 이 해역에 접근하기 어려워 현장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올해 7월부터 이달까지 진행한 연구 항해에서 지난해 동시베리아해 결빙해역 물속에 설치했던 '장기해양계류시스템'을 회수해 이 현상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장기해양계류시스템이란 퇴적물포집기나 어류 음향탐지기 등 연구 장비를 일렬로 연결해 해수면으로부터 최대 1㎞까지 해류의 방향·속도·수온 등을 관측하는 장비다. 바닷속에 길게 늘어뜨린 채로 설치돼 손상·손실의 위험 탓에 회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해수부는 "다행히 올해 회수에 성공해 지난 1년간 이 해역의 물리·화학적 변화가 기록된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며 "이로써 북극항로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실마리를 찾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연구팀이 한 달간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서양·태평양의 바닷물과 러시아 육상의 담수 등 세 방향에서 유입되는 물의 흐름 변화가 해류 순환에 영향을 줘 동시베리아해에 해빙이 모여드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동시베리아해를 대상으로 관측과 정밀한 분석을 이어가 북극항로 개척에 필요한 과학적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아라온호의 북극연구는 해수부 '북극해 환경변화 통합관측 및 활용연구'·'북극해 해저자원환경 탐사 및 해저메탄방출현상 연구'의 하나로 진행됐다.
북극항로는 기후변화로 북극해를 덮던 해빙이 녹아 배가 지나갈 수 있게 되면서 부상한 바닷길이다. 기존 수에즈운하를 지나갈 때보다 우리나라-유럽 간 항로를 기존보다 32% 단축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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