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법원에 제출된 소견 보도…"北여행 전후 아랫니 위치 바뀌어"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치아에 물리력으로 인한 변형이 일어난 것 같다는 의학적 소견이 법정에 제출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4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되기 전 그를 진료했던 치과 의사들은 미 워싱턴DC 소재 연방법원에 웜비어의 아랫니 2개의 위치가 크게 바뀌었다는 내용의 소견을 제출했다.
앞서 웜비어의 부모는 지난 4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아들의 사망 책임을 북한 정부에 묻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2014년부터 웜비어를 진료했던 타드 윌리엄스 박사는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 과거 웜비어의 치아를 찍은 엑스레이 사진과, 웜비어가 사망한 뒤 촬영된 두개골 스캔 사진을 첨부했다.
사망 전 사진에서는 아랫니가 정중앙에 위치했지만, 사망 이후 촬영된 사진에서는 치아가 있어야 할 위치에서 뒤쪽에 자리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윌리엄스 박사는 웜비어를 마지막으로 진료했던 2015년 5월 27일 이후 어떤 '힘'(force)이 작용한 것이 분명하다는 게 전문의로서의 견해라고 기술했다고 VOA는 전했다.
2011∼2013년 웜비어의 치과 주치의였던 머레이 도크 박사도 소견서에서 아래쪽 중간 치아 4개의 위치가 북한 여행을 전후해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런 변화는 어떤 충격(impact)으로 발생하는 게 가장 일반적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VOA는 의료진들의 이런 의견에 대해 "(웜비어가) 북한에 머물 당시 어떤 물리력에 의해 치아가 손상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폭력이나 고문에 노출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한다"고 해석했다.
북한 여행 중 체제전복 혐의로 체포돼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웜비어는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해 6월 혼수상태로 송환됐으며, 엿새 만에 숨졌다.
북한은 미국 측에 웜비어가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려 수면제를 복용한 뒤 혼수상태가 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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