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50만∼100만원 선고…고법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 볼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19대 대선을 앞두고 촛불집회가 열린 광화문광장에서 일부 대선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붙인 진보성향 원외 정당의 20대 당원 2명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대웅 부장판사)는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환수복지당 인천지부 사무처장 이모(27)씨와 평당원 최모(26)씨에게 각각 1심과 같은 벌금 100만원과 5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 등은 주말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정됐던 지난해 4월 15일 '평화 가고 사드 오라?'라는 문구와 함께 홍준표·안철수·유승민 당시 대선 후보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 132장을 광화문광장 바닥과 세종대왕상 기단에 붙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사드의 국내 배치에 반대 의사를 표하고자 배치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인 대선 후보들을 포스터에 담은 것으로 조사됐다.
포스터 상단에는 수형자복 차림으로 편집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의 모습도 담겼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일 18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반대하는 내용의 벽보 등을 게시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1심은 "주된 목적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여론 형성이더라도 해당 벽보는 사드가 대한민국 평화를 위협한다는 내용이며 특정 후보자를 반대하는 것이 명백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이씨 등은 항소심에서 "소속된 당의 정책을 표명한 것으로 선거에 영향을 끼칠 목적이 아니라 통상적인 정당 활동"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소속된 당의 당론이 사드 배치 반대였던 것은 맞지만, 내용을 보면 결국 선거와 관련해서 특정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자들을 상대로 벽보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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