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수십억원 횡령 혐의 여수 상포지구 개발업자 석방

입력 2018-10-24 16:17  

회삿돈 수십억원 횡령 혐의 여수 상포지구 개발업자 석방
법원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 공소 기각"…검찰, 같은 혐의로 재기소 못 해

(순천=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해 구속기소 된 전남 여수 상포지구 개발업자 김모(48)씨가 법원이 공소를 기각해 석방됐다.



24일 광주지검 순천지청 등에 따르면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김정아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열린 김씨의 1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공소장이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에 위배된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공소장 일본주의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 원칙적으로 공소장 하나만을 제출해야 하고 그 밖의 사건에 관해 법원에 예단을 생기게 할 수 있는 서류나 물건을 첨부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라며 "이 사건의 공소사실은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돼 공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검찰의 범죄일람표에는 피고인이 횡령 사실을 인정한다는 내용 등 피고인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강한 유죄의 심증을 불러일으키게 한다"며 "법관에게 예단을 생기게 하여 법관이 범죄 사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도록 기재돼 있어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법원의 공소 기각으로 지난 4월 7일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경찰에 검거돼 구속된 김씨는 6개월 만에 풀려났다.
검찰은 김씨에 대해 법인 자금 28억6천여만원 등 96억여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와 횡령 금액을 숨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했다.
법원은 검찰의 공소 내용 가운데 9억5천만원은 횡령으로 간주하지 않고 무죄로 판단했다.
법원의 공소 기각으로 검찰은 김씨에 대해 같은 혐의로는 기소할 수 없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이 기소한 구체적인 경위나 적절성에 대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며 "재판부가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라 판단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공소 기각에 대해서도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여수 상포매립지 개발사업은 1994년 S토건이 조건부 승인을 받아 여수시 돌산읍 상포지구에 준공했으나 20년이 넘도록 진척이 없다가 2015년 개발업체 Y사가 사업을 시작했다.
인허가 과정에서 여수시가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으며 Y사 대표 김씨는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minu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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