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 서울·부산서 첫 내한공연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영부인으로서의 삶과 가수로서의 삶 모두 제 인생의 한 부분이죠."
프랑스 싱어송라이터 카를라 브루니(Carla Bruni·51)는 25일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상황은 다르지만 사실 모두 같은 삶의 일부"라며 이렇게 말했다.
브루니는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프랑스 대통령과 결혼해 2012년까지 엘리제궁을 지킨 프랑스의 전 퍼스트레이디다. 오는 11월 2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 3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이탈리아 토리노 출신인 브루니는 1987년 모델로 데뷔해 1997년 뮤지션으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2년 발매한 첫 앨범 '누군가 내게 말하기를'(Quelqu'un m'a dit)은 34주간 프랑스 앨범차트 10위 안에 들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내한은 브루니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팝송 리메이크 앨범 '프렌치 터치'(French Touch) 발매 기념 월드 투어 일환이다.
슬하에 장성한 아들과 일곱살 난 딸 지울리아를 둔 그는 아이들이 음악 활동을 지지해준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브루니는 "아이들은 제가 노래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어쨌든 아이들에게 저는 아티스트가 아니라 엄마"라며 "가끔 월드투어에 데려가긴 하지만 평소에는 평범한 엄마로 대한다"고 말했다.
브루니는 이번 투어에서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을 가장 먼저 찾게 됐다. 그가 부른 '스탠드 바이 유어 맨'(Stand by your man)이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주제곡으로 쓰여 인기몰이한 덕분이다.
"제가 부른 노래가 한국 드라마에 나와서 짜릿했어요. 그 드라마가 훌륭한 작품이었던데다, 노래가 드라마에 쓰이면 사람들에게 기억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죠. (미국 가수 태미 와이넷의 1968년도 원곡을 리메이크했지만) 마치 제 노래인 것처럼 부르려고 노력했습니다."
모국어인 이탈리아어로 노래할 때와 프랑스어, 영어로 노래할 때 차이점이 있냐는 질문에는 재미있는 답이 돌아왔다. 영어는 리듬감이 좋고 프랑스어는 그 자체로 문학적인데, 이탈리아어는 평범한 단어를 써도 노래하는 것처럼 들린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어로 음식을 주문해보세요. 체트리올리노(cetriolino), 포모도로(Pomodoro)라고만 말해도 마치 노래하는 것 같지 않나요? 각각 오이, 토마토라는 뜻인데도 말이에요. 세 언어 모두 독특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세 가지 언어로 노래할 수 있다는 게 축복이라고 느낍니다."
브루니는 첫 내한 공연을 앞둔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브루니는 영부인 시절인 2010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 방한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개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한국에서 공연하게 돼 매우 기쁘고, 한국 관객과 무대에서 호흡하면 어떨지 매우 궁금하다"며 "여러분을 위해 콘서트를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가수와 협업해볼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라며 "어떤 분이 좋을지 추천해달라"고 유쾌한 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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