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대여금고 64개 열어 체납세 10억2천만원 징수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가평 A은행에 있는 B씨의 대여금고. 이달 초 경기도 광역체납세징수요원들이 은행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제로 문을 열었다.
폭 30㎝, 높이 30㎝, 길이 60㎝의 이 대여금고 안에는 미화 1만1천400달러, 엔화 100만엔, 귀금속 등이 들어있었다. 도 징수요원들은 이 중 1천300여만원 상당을 현장에서 압류했다.
B씨는 지금까지 각종 지방세 1천300만원을 체납한 상태였다.
도는 이같이 고액체납자들의 금융기관 대여금고 64개를 최근 강제로 열어 10억2천만원의 체납세를 징수했다고 25일 밝혔다.
도는 다른 체납자 대여금도 63개도 조만간 강제 개봉해 이들이 체납한 각종 세금을 징수할 계획이다.
대여금고는 고객이 화폐, 유가증권, 귀금속 등 귀중품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은행으로부터 빌려 쓰는 고객전용 소형금고를 말한다.
도는 그동안 1천만원 이상 고액체납자 4만1천819명의 대여금고 보유 여부를 조사, 301명이 대여금고를 가진 것을 확인했다.
도는 이 가운데 파산과 사망, 신탁(소유권이 넘어간 상태), 초과압류(다른 재산 압류로 대여금고 압류가 불필요한 상황) 상태인 대여금고 174개를 제외한 나머지 127개의 대여금고를 지난 4월 압류 조치했다.
압류한 대여금고 중 이번에 64개를 개봉하고 나머지 63개도 강제 개봉을 추진 중이다.
도는 대여금고를 압류 조치하자 체납자들이 줄줄이 체납세를 납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C종교단체는 대여금고 압류조치 이후 1억원의 체납세금을, D의약품 제조업체 대표 역시 2천만원의 체납세를 즉시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오태석 경기도 조세정의과장은 "대여금고 조사결과 유명 법무법인의 변호사, 의사, 상장회사 대표 등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외화와 보석 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고 있었다"면서 "도는 앞으로 계속해서 다양한 징수기법을 개발해 체납자들을 대상으로 조세정의를 실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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