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전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 모(49)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25일 법원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 56분 검은색 패딩 파카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서울남부지법에 도착한 김씨는 '왜 범행을 저질렀나', '딸의 청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오전 11시 30분께 심문이 종료된 뒤 나온 김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신 김씨의 변호인은 '혐의를 인정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김씨가 범행을 뉘우치고 있느냐'고 묻자 "많이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22일 오전 4시 45분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前) 부인 A(47) 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를 받는다. 김씨는 "이혼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 등으로 전 아내를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구 전처 살해' 피의자 영장심사 출석…말없이 법정행 / 연합뉴스 (Yonhapnews)
경찰은 신고 직후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김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행방을 쫓기 시작했다.
CCTV 영상에서 김씨가 비틀거리는 듯한 모습을 포착한 경찰은 거리에 쓰러진 김씨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사실을 확인하고, 그를 병원에서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범행 후 수면제를 복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딸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버지를 엄벌에 처해달라는 청원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 글에서 이들 자매는 "강서구 등촌동 47세 여성 살인사건의 주범인 저희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며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청원했다. 또 피해자인 어머니가 이혼 후 4년여 동안 아버지의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A씨와 딸들은 김씨를 피해 이혼 후 6번이나 이사를 했지만, 김씨는 거주지를 옮길 때마다 집요하게 A씨를 쫓아다녔다. 김씨는 A씨의 차에 몰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설치해 위치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에 체포된 김씨는 심신미약을 주장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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