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4명 미술수업 과정 담은 연필화展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독도의 날'인 25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미술수업 과정을 담은 그림 전시회를 찾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지하 '시티갤러리'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그림 이야기' 전시를 둘러봤다.
박 시장은 "영국에서 유학할 때 일본인 변호사가 위안부 문제를 연구하는 것을 보고 자극받아 국제법 관점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며 "이런 역사적 사실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법적으로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논문을 썼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지고, 동시에 할머니들의 고통과 힘든 삶을 위로하고 공감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연세가 들고, 몸도 마음도 힘들어지고 있다"며 "이제 "우리 곁에 남은 분이 얼마 남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현재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27명만이 남아 있다.
전시는 1993년부터 5년간 혜화동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미술 수업, 미술 치료를 한 이경신 화가의 작품 130여점으로 채워졌다. 할머니들이 그림을 배우게 된 과정, 심리적 고통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과정, 자신의 한을 그림에 담아내는 과정을 연필화로 그려냈다.
전시를 서울시와 공동 주최한 김도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 치유법은 일본이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라며 "과거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미래를 지향하는 자세를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신 화가는 "할머니들을 처음 만난 1993년엔 25살이었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여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청소라도 도우려고 무작정 찾아갔다가 미술 수업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주로 네분이 수업에 참여하셨는데, 지금은 이용수(90) 할머니만 살아계신다"며 "그림을 그리자고 하니 처음에는 싫어하시다 하루 이틀씩 수업 과정이 쌓이다 보니 좋아하게 되셨다. 할머니들의 그림이 계속해서 발전하니 수업을 이어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경신 화가는 그림 수업 과정에서 미술 치료에 관심을 갖게 돼 정신과 의사를 무작정 찾아가 그림 치료에 대해 묻고, 관련 그림 300여장을 모으기도 했다. 이후 일본 등 국내외에서 할머니들의 그림 전시회를 열어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데 기여했으며 국내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미술 치료도 해왔다.
전시는 이달 31일까지 이어진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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