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충수'가 된 로버츠 감독의 빠른 투수 교체 '도박'

입력 2018-10-25 12:33   수정 2018-10-25 15:56

'자충수'가 된 로버츠 감독의 빠른 투수 교체 '도박'
5회말 2사 만루에서 류현진 교체…결과는 2-4 역전패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이끄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빠른 투수 교체는 이번에도 실패로 끝났다.
다저스는 25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2-4로 역전패했다.
로버츠 감독은 1차전에 이어 이날도 한 박자 빠르게 투수를 교체했는데,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류현진이 2-1로 앞선 5회말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리자 로버츠 감독은 우완 불펜 라이언 매드슨을 투입했다.
류현진은 2사에서 연속안타에 이어 앤드루 베닌텐디에게 볼넷을 내주고 강판당했다.
류현진은 당시까지 제구가 나쁘지 않았다. 볼넷은 단 하나뿐이었다.
만루 상황에서 새로운 투수를 투입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결정이지만 로버츠 감독은 매드슨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매드슨은 전날 1차전에서 클레이턴 커쇼가 남긴 주자 2명에게 모두 실점을 허용했다.
이날도 매드슨은 밀어내기 볼넷에 이어 J.D. 마르티네스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이 남긴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13경기에서 매드슨은 9경기째 등판이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불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까지는 대성공을 거뒀다. 다저스 불펜진은 4승 1패 평균자책점 1.30을 합작하며 팀을 월드시리즈 무대로 이끌었다.
하지만 짧고 강한 집중력이 요구되는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계속 성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잦은 등판으로 지친 다저스 불펜진은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무너졌고, 로버츠 감독은 올해 월드시리즈에서도 같은 실수를 답습하고 있다.
더욱 아쉬운 점은 매드슨이 교체 투입 후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상황에서 페드로 바에스로 투수를 교체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바에스는 전날 1차전에서 마르티네스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쾌조의 컨디션을 뽐낸 바 있다.
정규리그에서도 바에스의 평균자책점은 2.88로 매드슨(5.47)보다 훨씬 나았다.
마르티네스 타석에서 더 나은 옵션이 있었음에도 로버츠 감독은 매드슨의 경험을 믿었다.
전날 1차전에서 로버츠 감독은 바에스가 잘 던지고 있을 때 좌타자 타석에서 좌완 투수 알렉스 우드를 투입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우타자인 에두아르도 누녜스 대타로 맞불을 놨고, 누녜스는 스리런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1∼2차전에서 보스턴에 모두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은 더욱 거센 비난에 휩싸이게 됐다.
지금까지는 '초보 사령탑'임에도 불펜을 놀랍도록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보스턴의 코라 감독이 더욱 돋보이는 월드시리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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