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은 내집, 예산·시설 내것'…광주전남 유치원 비리 백태

입력 2018-10-25 14:42  

'유치원은 내집, 예산·시설 내것'…광주전남 유치원 비리 백태
광주 88곳 중 84곳, 전남 144곳 중 115곳 적발…'실명 공개'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국 각 시·도 교육청이 유치원 감사 결과를 실명 공개하면서 광주·전남 유치원들의 비위 행태도 여과 없이 드러났다.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은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3∼2017년 유치원 감사 결과를 실명과 함께 공개했다.
광주에서는 이 기간 공립 7개, 사립 81개 등 88개 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단행해 공립 6곳, 사립 78곳이 적발됐다.
사립유치원 가운데 위반 사항이 적발된 곳은 모두 78곳으로 주의 115건, 경고 79건, 중징계 1건 등 모두 195건 조치가 이뤄졌다.
전남에서는 감사를 받은 144개 사립유치원 가운데 115곳이 적발됐다.
주의 291건, 경고 9건 등 징계 조치만 300건이 이뤄졌다.
광주 한 유치원은 정당한 계약 없이 건물 종합 관리비 명목으로 15차례에 걸쳐 3천400여만원을 건설사 측에 지급했다.
이 유치원은 설립 당시 체납한 공사대금 10억원 중 일부를 상환하고 잔금 7억9천만원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유치원은 하지도 않은 벽지 작업비 340여만원을 지출했으며 유치원과 관련 없는 일용 인부 4명에 대한 인건비 310여만원을 일괄 지급했다.
또 다른 유치원은 3층에 학원 인가를 받으려고 피아노 6대를 납품받아 5대는 학원에, 강당에 1대를 설치하고 550만원을 납품 업자에게 입금했다.
유치원과 관련 없는 시설에 450만원을 지출한 셈이다.
유치원으로 설립 인가받은 4층의 교사용 휴게실, 자료실, 관찰실 등을 무단으로 용도 변경해 설립자의 가정집으로 사용한 유치원도 적발됐다.
다른 유치원은 현금으로 받은 92명의 입학금 등 교육비 납입금 1천420여만원을 세입처리 하지 않고 설립자 명의 통장에 보관하다가 마당에 설치할 동상 3점을 850만원에 사들이고 차액을 통장에 보관했다가 들통났다.
원장 남편이 운영하는 어학원의 강사 5명을 운영위원회 자문 없이 방과 후 특성화 활동 외부 강사로 계약하고 강사료 산정 기준 없이 월 60여만∼140여만원을 지급한 유치원도 있었다.



개인차량에 대한 세금, 수리비 등을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하거나 불용액을 별도 계좌로 관리하는 등 회계나 예산상 위반 사항이 숱하게 지적됐다.
자격 면허가 없는 사람을 통학버스 기사로 채용하고 실제로는 교사가 차량을 운행하는 등 직원 채용, 통학 차량이나 안전 관리 규정을 어긴 사례도 많았다.
광주시교육청은 내년 1월까지 70∼80개 유치원을, 전남도교육청은 내년 상반기까지 비리신고가 들어오거나 유아 수 150명 이상인 유치원 등을 대상으로 집중 감사를 벌여 비리 단속의 고삐를 죈다.
sangwon7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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