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나눔활동 통해 소비자 신뢰받는 기업으로 성장"
(인천=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남미 한가운데에 있는 파라과이에서 양계 시장의 40%를 점유하며 업계 1위 기업을 이끄는 한인이 있다. 이민 2세인 구일회(49) 라스 따꾸아라스 대표가 주인공이다.
인천 세계한상대회에 참가 중인 그는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성공 비결에 대해 "현지인들에게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품질 향상 못지않게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나눔 활동에 집중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1965년에 농업 이민으로 이주한 부친은 양계업에 눈을 돌려 10만 마리의 회사를 운영했다. 그러다 성장에 한계를 느껴 미국에서 생활하던 장남 일회 씨를 불렀고, 1997년 회사를 물려받은 그는 20여년 만에 130만 마리 규모로 키웠다. 매일 출하하는 계란은 100만개 규모로 ISO22000의 품질 인증을 받은 친환경 제품이다.
구 씨는 "회사를 물려받을 당시 양계업은 수작업이 많아 인건비 부담도 컸고 위생 상태도 고르지 못했는데 자동화로 바꾸면서 경쟁력이 커졌다"며 "수익이 늘어나면서 제일 먼저 추진한 것은 사회 공헌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환경이 열악한 공립학교를 후원해 사립학교 수준의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주력했다. 파라과이는 초·중·고교가 하나의 학교로 묶여있는데 지금까지 5개 학교와 후원협약을 맺어 교사 신축·담장 보수, 환경 정비, 재정 후원 등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직원 복지에도 신경을 써 무료 건강검진, 주택마련 대출 지원, 영양사의 건강식단 진단, 고교 졸업장 취득을 위한 야간 교육 지원 등 17가지의 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 인식 개선을 위해 연중 캠페인과 장애인문화콘서트 등을 열고 있고, 회사에 수화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장애인도 채용했다. 또 환경 개선을 위해 회사 주변에 3만5천 그루의 묘목을 심었다.
이러한 활동이 현지 사회에 알려지면서 신뢰를 받은 기업이 됐고, 이는 매출로도 이어져 올해부터 업계 1위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이민자인 한국인을 받아준 파라과이에 대해 늘 감사한 마음이 있다"며 "혼자 잘 사는 게 아니라 더불어 잘 살아가자는 것이 회사의 경영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2년 전부터는 양계장에서 나오는 80톤에 이르는 배설물을 활용한 비료사업을 시작했고 부동산개발업에 착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도 추진해 올해 3천만 달러의 매출을 예상한다.
한인 5천여 명이 거주하는 파라과이의 한인회장을 3년 전부터 맡은 그는 "파라과이 한인사회는 이민 1세대와 2세대로의 바통 터치가 자연스럽게 이뤄져 신구세대 간 화합이 잘 되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5년 안에 200만 마리 규모로 양계업을 확대할 계획인 구 씨는 "회사가 커질수록 사회적 책임도 늘려나갈 것"이라며 "늘 나눔과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으로 소비자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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