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홍보대행사 통해 불법 대선자금 조성한 혐의
카다피 측으로부터 검은돈 받고 판사 매수한 혐의 등 여러 건 수사·재판받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항소법원이 니콜라 사르코지(63) 전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 기소를 결정했다.
사르코지 측은 이에 불복해 즉각 상급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사르코지는 이외에도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 측으로부터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받은 혐의, 자신의 정치자금 재판을 담당한 판사를 매수한 혐의, 홍보대행사를 통해 편법으로 대선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 여러 건의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있다.
프랑스 파리 항소법원은 25일(현지시간) 사르코지의 2012년 대선 당시 불법 정치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기소를 명령한 예심 법원의 결정이 합당하다면서 사건을 1심 재판부인 파리 형사법원으로 내려보냈다.
지난해 사르코지의 2012년 불법 대선자금 조성 의혹을 담당한 예심 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르코지에 대한 기소를 명령했으나 사르코지는 이에 불복해 항소법원에 제소했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사르코지 변호인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프랑스 검찰은 사르코지가 2012년 대선에서 법정 한도인 2천250만 유로(290억원 상당)의 갑절에 가까운 4천300만 유로(560억원 상당)의 대선자금을 영수증 위조 등의 방법을 통해 불법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르코지는 홍보대행사 비그말리옹의 임원들이 자기들 선에서 한 일일 뿐 자신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혐의를 줄곧 부인해왔다.
사르코지의 2012년 대선 부책임자였던 제롬 라브릴뢰와 비그말리옹의 당시 임원들은 불법 자금 조성과 회계 부정 사실이 있다고 검찰에 이미 자백한 상태다.
사르코지가 이 사건으로 재판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최대 징역 1년형을 받을 수 있다.
그는 항소법원의 기소 결정에 불복해 우리나라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파기법원에 제소한다는 입장이다.
사르코지는 이 건 외에도 여러 불법 정치자금과 부패 스캔들로 검·경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사건은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2011년 사망)로부터 2007년 대선 직전에 거액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다.
사르코지는 지난 3월에는 이 사건과 관련해 프랑스 전직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경찰에 출두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 사건은 현재 예심 법원에서 기소 여부를 심리 중이다.
또한 자신의 사건을 담당한 판사를 매수해 사법절차를 방해한 혐의로 같은 달 기소됐다. 또 다른 불법 정치자금 재판인 이른바 '베탕쿠르 사건' 심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향후 대선 당선 시 고위직을 주겠다"는 조건으로 판사를 매수한 혐의다.
사르코지는 작년 대선에서 컴백을 노렸지만, 공화당 경선에서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에게 고배를 들었고, 지난 3월 각종 부패 혐의로 경찰에 출석하고 기소까지 되자 "더는 정치에 발을 담그지 않겠다"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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