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만에 나타난 조선통신사선, 첫 항해 나섰다

입력 2018-10-26 09:28   수정 2018-10-26 15:32

200년만에 나타난 조선통신사선, 첫 항해 나섰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목포서 34m 길이 재현선 진수식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시대 한일 교류 상징인 조선통신사선이 200여년 만에 다시 제작돼 26일 첫 항해에 나섰다.
전남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날 오후 2015년 설계에 착수한 뒤 3년 만에 완성한 조선통신사선 재현선을 공개하고 배를 물에 띄우는 진수식을 연다.
조선통신사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1주년을 맞아 마련된 진수식에서는 현판 제막식에 이어 뱃고사, 공연, 항해가 진행된다.
조선 정부가 일본에 보낸 외교 사절인 조선통신사는 한양을 출발해 부산에서 배를 타고 바닷길로 일본 오사카까지 이동한 뒤 육로로 교토 혹은 도쿄까지 갔다.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첫 통신사는 세종 11년(1429) 교토에 파견된 박서생 사절단이며, 성종 10년(1479)까지 여러 차례 통신사가 일본으로 향했다.
조선통신사를 통한 한일 교류가 본격화한 시기는 임진왜란 이후다. 선조 40년(1607)부터 순조 11년(1811)까지 12차례 통신사가 꾸려졌다.
조선 후기 조선통신사 규모는 관리와 역관을 포함해 대략 400∼500명이었으며, 선단은 6척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연구소가 완성한 선박은 사신의 우두머리인 정사(正使)가 탑승한 '정사기선'을 재현 대상으로 삼았다. 길이 34m, 너비 9.3m, 높이 3m, 돛대 높이 22m, 총톤수 149t이며, 정원은 72명이다.
연구소는 "강원도 삼척과 홍천 등지에서 가져온 수령 80∼150년 금강송 900그루를 사용했다"며 "구조와 형태는 최대한 옛 조선통신사선에 가깝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다양한 문헌과 그림을 살펴 조선통신사선을 제작했다. 선박 운항 실태를 기록한 '계미수사록'(癸未隨사<木+差>錄), 조선통신사선에 사용한 척도를 수록한 '증정교린지'(增政交隣志), 선박 전개도와 평면도가 있는 '헌성유고'(軒聖遺槁) 같은 18∼19세기 자료를 참고했다.
그림 중에는 '조선통신사선견비전주선행렬도', '조선통신사선도', '근강명소도회 조선빙사' 등 일본 회화를 분석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수중에서 발견된 유일한 조선시대 선박인 마도 4호선 구조도 확인했다"며 "조선통신사선 재현선 제작 경험이 전통 관선(官船) 구조와 조선 기술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현선은 선상박물관과 체험장으로 운영하고, 조선통신사 축제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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