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28.2% 급증…인터넷·SNS 왕따 크게 늘어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지난해 최소 41만건의 '왕따(이지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문부과학성의 '문제행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학교 등 교육당국이 파악한 초중고등학교 왕따 피해 건수는 41만4천378건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28.2%(9만1천235건)나 늘어난 것이다.
왕따 피해 인지 건수는 초등학교에서 가장 많아 전체의 76.5%(31만7천121건)를 차지했다.
왕따 피해가 크게 늘어난 것은 인터넷과 SNS에서의 왕따 행위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인터넷과 SN에서의 비방·중상 피해 사례가 1만2천632건으로 전년보다 17.2%(1천853건)나 늘었다.
일본은 '이지메(왕따) 방지대책 추진법'을 제정해 학교 등에서의 왕따 근절에 힘을 쏟고 있지만, 왕따 피해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피해자의 생명이나 신체 안전이 위협당할 정도의 왕따를 '중대사태'로 보고 신속 대처하고 있는데, 중대사태로 집계된 피해 건수는 471건이나 됐다. 왕따가 원인이 돼 자살한 학생은 10명이었다.
왕따 행위가 확산되면서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도 역대 최다인 14만4천31명이나 됐다. 이들 중 60%는 90일 이상 결석한 '장기 결석자'였다.
일본에서는 최근 중학교 3학년생 손자가 80대 조부모에 흉기를 휘두른 사건의 배경에 왕따 피해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학교 왕따 문제의 심각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지난 18일 사이타마(埼玉)현 와코(和光)시의 아파트에서 손자(15)가 조부(87)와 조모(82)에 흉기를 휘둘러 조부가 사망했는데, 조사 결과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손자가 가족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가족 모두를 죽인 뒤 동급생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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