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덮친 임창용 방출 후폭풍…팬들은 항의 집회 예고

입력 2018-10-26 11:18   수정 2018-10-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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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덮친 임창용 방출 후폭풍…팬들은 항의 집회 예고
보직 놓고 갈등 빚던 임창용, 시즌 종료 후 방출
KIA 단장 "현역 뛰겠다는 선수 의사 반영한 것"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베테랑 투수 임창용(42)을 방출한 KIA 타이거즈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일부 팬들은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를 항의 방문했고, 27일에는 집회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임창용은 KIA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 선수다.
1995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뱀 직구'를 앞세워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활약하던 그는 구단 모기업 자금난 때문에 1999년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임창용은 일본프로야구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거쳐 2014년 삼성에 복귀했지만, 해외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해 방출당했다.
그리고 KIA가 2016년 그에게 손을 내밀어 18년 만의 친정 복귀가 성사됐다.
임창용은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2016년부터 올해까지 정규시즌 122경기에 등판, 16승 14패 13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4.73으로 활약했다.

올해는 시즌 중 선발로 보직을 바꿔 5승 5패 4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5.42를 거뒀다.
극심한 타고투저 속에서도 임창용은 제 몫을 했지만, KIA 구단은 24일 마운드 세대교체를 이유로 재계약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조계현 KIA 단장은 임창용 방출이 하루아침에 결정된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KIA는 임창용 방출을 발표하기에 앞서 19일 김진우를 비롯한 14명의 선수와 재계약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조 단장은 "임창용 선수는 특별하니까 묶어서 통보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해 따로 발표했다"면서 "(23일) 선수와 따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재계약을 하기 힘들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임창용 방출이) 안타깝다"면서도 "신구조화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미래를 위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방출 배경을 설명했다.
임창용은 이번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7경기에 등판, 86⅓이닝을 소화했다.
타이거즈 구단에서 임창용이 가진 상징성을 고려하면 방출이 지나친 조처라는 지적도 있다.
예우를 갖춰 코치직을 제의할 수도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구단은 현역 연장 의사를 밝힌 임창용을 위해 자유롭게 풀어준 면도 있다고 말한다.
조 단장은 "임창용 선수와 만난 자리에서 '올해 FA 신청할 거냐'고 물어보니 선수 본인이 '선수로 더 뛰고 싶다'고 말하더라"면서 "그런 상황에서 (코치직이나 은퇴식 제의는)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사실 KIA 구단과 임창용이 올해를 끝으로 함께하기 힘들 거라는 관측은 시즌 중에도 나왔다.
임창용은 시즌을 준비하기에 앞서 선발투수로 등판하고 싶다는 뜻을 꾸준히 드러냈다.
시즌 중에는 보직과 관련해 김기태 감독과 이대진 투수코치에게 항의해 구단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결국, 임창용은 7월 20일부터 선발로 자리를 바꿔 자기 뜻을 이뤘다.


선발로 등판한 12경기에서 그는 59⅔이닝을 소화해 경기당 평균 5이닝에 못 미쳤고, 3승 4패 평균자책점 6.64를 남겼다.
구단은 내부적으로 임창용에게 내년에도 선발 자리를 보장하는 것보다 젊은 투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KIA 팬들은 구단의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며 집단행동 움직임까지 보인다.
일부 팬들은 김기태 감독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웹사이트를 개설해 모금 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24일 개설한 이들의 포털사이트 네이버 카페에는 26일 오전 현재 회원 5천800여 명이 가입했고,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올린 상황이다.
27일 오전에는 구단이 마련한 시즌 종료 기념행사 '호랑이 가족 한마당' 개최 시간에 맞춰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입구에서 항의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KIA 구단 관계자는 "팬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어떤 조처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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