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이부철도·니혼유니시스 등 개발…2020년 상용화 목표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전철역에서 인공지능(AI)을 갖춘 로봇이 사람 대신 경비를 맡는 실험이 진행된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이부(西武)철도, 도쿄도립산업기술연구센터, 니혼유니시스 등은 다음 달 26~30일 도쿄(東京) 세이부신주쿠(新宿)역에서 AI 탑재 로봇이 역내 경비를 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로봇의 이름은 '페르세우스 봇'으로, 그리스 신화에서 괴물과 싸운 넘어뜨린 영웅 '페르세우스'와 로봇의 합성어다.
이 로봇은 역 개찰구 밖 실내 공간을 돌면서 수상한 사람이 없는지 순찰을 한다.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내장해 지정된 루트를 돌다가 일정 시간 웅크리고 있거나 넘어져 있는 등 이상 행동을 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역 직원의 스마트폰에 이를 통보한다.
이 로봇은 AI의 학습 기능을 통해 '수상한 행동'에 대한 판단력을 높일 수도 있다. 역 구내 감시 카메라의 영상을 받아보고 문제가 있는 곳에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로봇에는 버튼이 달려있어 이를 누르면 현장에 있는 역 이용자가 역의 직원과 통화를 하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
세이부철도 등은 시범사업을 통해 비용 대비 효과 등을 검증한 다음 이 로봇을 본격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로봇을 개발한 니혼유니시스는 2020년까지 이 로봇을 상용화해 역과 공항 등 공공 교통기관에 판매하려 한다.
일본에서 이처럼 로봇을 경비 현장에 투입하는 실험이 실시되는 것은 경비업계의 일손부족 현상이 특히 심각하기 때문이다.
작년 경비업이 포함된 '안보 직업' 직군의 유효 구인배율은 7.46이나 됐다. 구인배율은 구직자 대비 구인자의 비율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구인난이 심한 상황임을 뜻한다.
세이부철도는 "도쿄 올림픽이 2020년 개최되면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 경비 인력 부족이 더 심각할 것"이라며 "페르세우스 봇이 이런 인력 부족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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