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희 고교 선배 한동민 "PO서 만나면 가만두지 않을 것"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넥센 히어로즈 마운드의 키플레이어 가운데 한 명은 잠수함 선발투수 한현희(25)다.
넥센은 토종 에이스 최원태가 전열에서 이탈해 한현희마저 흔들리면 가을야구를 어렵게 끌고 갈 수밖에 없다.
한현희는 26일 인천 문학구장 내 그랜드 오스티엄에서 진행한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넥센 대표 선수로 참가해 송곳 같은 질문에 진땀을 뺐다.
한현희는 16일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불펜 투수로 등판해 안타 2개를 맞고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1점을 내줬다.
20일 한화 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등판했지만 3이닝 4피안타 6사사구 4실점(3자책점)으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이날 미디어데이 참석자 가운데 가장 비장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던 한현희는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던 한현희를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당황한 듯 표정이 굳었다.
그리고는 목이 타는지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셨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올해 국내 선발 가운데 에이스로 자리매김해준 한현희를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중간에 투입해서 실패했다"면서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과도한 힘 때문에 안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감싸 안았다.
이어 "가장 아쉬운 선수를 꼽자면 한현희"라며 "이번 플레이오프는 선발로 중용해서 기회를 주고, 안 좋았던 결과를 좋은 쪽으로 돌리고 싶다"고 신뢰를 보였다.
SK 쪽에서는 기선을 제압하려는 듯 한현희에 대한 질문 공세를 이어갔다.
정규시즌 홈런 41개로 맹활약한 SK 외야수 한동민은 넥센전에서만 홈런 11개로 상대 구단 가운데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한현희를 상대로는 올해 타율 0.500(14타수 7안타)에 홈런 4개를 때려 천적 노릇을 했다.
한동민은 넥센전 활약의 비법을 묻자 "정말 비법 없이 순리대로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특히 옆에 있는 한현희 투수가 많이 일조했다"며 한현희를 바라봤다.
이어 "한현희 선수가 제 고등학교(경남고) 후배인데, 승부는 승부인지라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번에도 한현희는 얼굴이 붉어지며 당황한 표정을 숨기기 위해 음료수 잔을 집었다.
한현희는 앞선 경기에서 부진한 건 그걸로 끝났다며 "이번에는 확실히 잘 던지게 많이 생각했으니 보시면 알겠지만 아주 다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풀버전] 김광현 vs 브리검, SK-넥센 맞붙는 KBO PO 미디어데이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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