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는 혼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신라 여자 = 언론인이자 시인인 홍성식의 역사 르포.
신라를 이끌던 세 명 여왕 선덕·진덕·진성, 원화를 이끌던 준정과 남모, 그리고 미스터리한 여성 권력자 미실 등 신라 시대 뛰어난 여성들에 관한 기록을 정리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필사본 '화랑세기' 등에 기록된 신라의 매혹적이고 강력한 여성들의 삶을 되짚었다. 남성 중심으로 서술된 역사에만 익숙한 독자들이 역사 속 여성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나게 해준다.
함께 수록된 김선향의 시 '진성여왕을 위한 변명'은 권력자가 아닌 여성으로서 가졌을 진성여왕의 고뇌를 보여 주고, 문학평론가 이경재의 '신들도 탐한 절세미녀 수로부인 그녀가 곧 꽃이었다'는 서정주와 김동리가 형상화한 수로부인의 각기 다른 모습을 설명해준다.
저자는 서문에 "외형상으로는 오늘날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살았을 서라벌 여인들은 무엇을 희망했고 무엇에 절망했으며, 삶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어 했을까. 이는 '신라 여성'에 대한 관심인 동시에 '보편적 신라인'에 관한 호기심이었다"고 말했다.
경북매일신문. 192쪽. 1만2천원.
▲ 중매 이야기 = 공직자 출신 작가 이길융의 신작 소설집.
표제작을 비롯해 '늦게 떠오르는 조각달', '불안 조절 퇴치', '어느 청백리의 꿈', '쌍가락지 낀 벽오동나무', '과천호에 잠겨진 미술관에서 속그림 찾기', '할아버지의 분노', '철새 청둥오리' 등 단편소설 8편을 묶었다.
작가는 "'늦게 떠오르는 조각달'은 여순반란사건의 원인을 깨우쳐주고, '어느 청백리의 꿈'은 국가지도자가 청빈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 '할아버지의 분노'는 종교와 교육이 추구해야 할 목표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1990년 장편소설 '종착역의 표상인'으로 등단한 작가는 장편 '숨 쉬는 하늘', '가시꼬네 사랑이야기', '한강나나니', '하얀방 임마뉴엘', '소생', '외포리 연가', '만주부인' 등을 냈다.
문학나무. 272쪽. 1만3천500원.
▲ 죽지 않는 혼 = 충정공 민영환의 증손녀 민명기 씨가 증조부의 삶을 토대로 쓴 소설.
명성황후 집안인 여흥 민씨 가문에서 태어나 정치에 발을 들이게 된 민영환은 결국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 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일본에 항거하고 동포에게 사죄했다.
작가는 "가정적으로 가장 큰 행복을 누리던 마흔다섯의 정치인이 왜 자신의 목에 칼을 꽂았을까 하는 의문이 늘 나를 떠나지 않았다. 그런 의문과 함께, 어렸을 적 집안 어른들로부터 들어오던 집안의 내력들이 바로 조선의 역사였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서부터 그분의 일대기를 써야겠다는 것을 내게 맡겨진 책무처럼 느껴왔으나 그러지 못했다. (…) 이제 내 생의 끄트머리 가까이에 서고 보니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초조감에 떠밀려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 책의 추천사로 "이 소설은 민영환의 가까운 집안사람이나 후손이 아니고는 도저히 쓸 수 없는 상세한 역사서라 하여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라고 했다.
중앙북스. 372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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