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가 최대 약점으로 꼽힌 높이의 열세를 강력한 서브로 멋지게 극복해냈다.
GS칼텍스는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개막 2연승을 달렸다.
GS칼텍스가 시즌 첫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긴 했으나 흥국생명을, 그것도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승리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자타가 공인하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센터 김세영이 새롭게 합류해 전 포지션에 걸쳐서 빈틈없는 전력을 갖췄다.
특히 김세영(190㎝)과 새 외국인 선수 베로니카 톰시아(189㎝)가 가세하면서 높이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괄목할 정도로 좋아졌다.
반면 GS칼텍스는 이소영, 강소휘, 표승주 등 날개 공격수들이 풍부하지만 중앙이 치명적인 약점이다.
센터 김유리(182㎝)를 비롯해 문명화(189㎝), 이영(180㎝) 등의 센터진은 높이와 공격력에서 약점이 뚜렷한 편이다.
GS칼텍스는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센터 유망주 지명을 노렸으나 '양대 거물'로 꼽히던 이주아와 박은진은 각각 흥국생명과 KGC인삼공사의 지명을 받았다.
GS칼텍스는 고교 최고의 윙스파이커로 꼽히는 박혜민을 영입했지만 사실 과잉 영입이었다.
센터 약점을 해결하지 못한 채 올 시즌을 맞은 터라 차원이 다른 높이를 자랑하는 흥국생명전에서 고전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GS칼텍스가 강력한 서브로 흥국생명 리시브 라인을 괴롭힌 것이 주효했다.
직전 경기에서 무려 30점을 올렸던 흥국생명의 톰시아는 16점에 공격 성공률은 32.55%로 뚝 떨어졌다.
흥국생명은 리시브가 크게 흔들린 탓에 톰시아에게 눈에 훤히 보이는 높은 토스를 올려줄 수밖에 없었다. 중앙 속공 등 패턴 플레이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 덕분에 GS칼텍스는 서브 싸움에서 6-5로 앞선 데다 블로킹 싸움에서도 9-5로 앞서며 예상 밖의 낙승을 챙겼다.
GS칼텍스는 이소영, 안혜진, 알리오나 마르티니우크(등록명 알리), 박민지가 1개 이상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강서브를 자랑하는 강소휘도 서브 득점은 나오지 않았지만,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예리한 서브로 흥국생명이 높이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지 않았다.
차상현 감독은 경기 뒤 "상대 서브 리시브가 오늘 크게 흔들렸다"며 "톰시아 쪽만 잡으면 승산이 있을 거라고 계산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처럼만 서브가 잘 들어가면 높이의 약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서브가 잘 통한 데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 있다. 차 감독은 "오늘 오전에도 서브와 서브 리시브 훈련을 하고 경기에 임했다"고 소개했다.
주전 세터 이고은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백업 세터 안혜진도 개막 2연승의 주역으로 꼽힐만하다.
이날 경기에서 안혜진은 첫 경기에서 다소 손발이 맞지 않았던 알리와 훨씬 나은 호흡을 보였다. 알리는 23점을 터트렸다.
차 감독은 "안혜진은 기본적인 능력을 갖춘 선수라서 잘해낼 것으로 믿었다"며 "AVC컵에서 주전 멤버로 뛰었던 게 성장에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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