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대통령 위협 등 5개 혐의 기소…내달 중간선거 앞두고 후폭풍 일듯
FBI 레이 국장 "폭발물 담긴 소포 13개 적발…더 있을 수도"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11·6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가를 발칵 뒤집어 놓은 연쇄 '폭발물 소포' 배달사건의 용의자가 나흘 만에 경찰 당국에 체포됐다.
용의자는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알려져, 막판에 접어든 중간선거 판세에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부 소포에서 지문이 발견돼 덜미가 잡혔다.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법무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직 대통령 위협 등 5개 혐의로 시저 세이약(Cesar Sayoc·56)을 체포, 구금했다고 발표했다.
세션스 장관은 세이약이 최대 48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 연방 검찰은 세이약을 즉각 기소했다고 밝혔다.
세션스 장관은 "우리는 이러한 무법, 특히 정치적인 폭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세이약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개인들 앞으로 13개의 폭발물 장치가 든 소포를 각각 보냈다"고 말했다.
레이 국장은 용의자가 보낸 폭발물 소포는 '장난감'(hoax)이 아니며, 잠재적인(potential) 폭발성 물질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로 소포가 발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폭발물 소포' 범인, 알고봤더니 '트럼프 열성지지자' / 연합뉴스 (Yonhapnews)
FBI는 파이프 형태의 폭발물을 담은 소포 가운데 일부가 플로리다주에서 발송된 것을 확인하고 수사력을 집중했다. 특히 일부 소포에서 발견된 범인의 지문을 결정적인 단서로 용의자를 체포했다.
레이 국장은 "맥신 워터스 하원위원 앞으로 보낸 소포에서 범인의 지문이 나왔다"고 말했다.
CNN방송 등은 법무부 발표에 앞서 플로리다 현지 언론들이 이날 아침 창문에 '트럼프 스티커'를 부착한 흰색 승합차량(밴)을 트럭에 견인해가는 장면을 보도했다면서 용의자 체포 소식을 보도했다. 셰이약은 등록된 공화당원이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용의자는 극우 음모론을 인터넷에 올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22일 민주당 기부자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자택으로 폭발물 우편물이 배달된 이후 지금까지 배달됐거나, 혹은 배송 도중 당국에 적발된 폭발물 소포는 총 13건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코리 부커 상원의원,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 데비 워서먼 슐츠 하원의원 등 야권의 주요 정치인이 포함됐다.
또 존 브레넌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 배우 로버트 드니로 등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앞장섰던 전임 정부 관료들과 배우도 범행 대상이 됐다.
민주당 고액 기부자로 억만장자인 톰 스테이어에게는 이날 용의자 체포 소식이 전해진 후 폭발물 소포가 배달됐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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