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경비원 필요성도 되풀이…인디애나 행사에선 유대교 랍비와 기도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김화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11명의 사망자를 낸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기난사에 대해 "이 사악한(evil) 반(反)유대주의 공격은 인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회당 안에 무장 경비원이 배치됐었더라면 사정이 아주 달랐을 것이라고 말하고 조만간 사건이 발생한 피츠버그를 직접 방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1·6 중간선거를 9일 앞두고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제91회 미래농업인대회 및 엑스포' 행사에 참석한 후 트위터 글을 통해 이번 사건을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우리 모두를 단합하게 하여 우리 세계로부터 반유대주의라는 독기(毒氣)를 뽑아낼 것"이라며 "증오를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국민 전체가 이번 참사에 슬퍼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숨진 사람들과 그들의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총격범 진압 과정에서 부상한 4명의 경찰관도 언급하면서 "우리의 마음은 중상을 입은 용감한 경찰관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청중이 모인 인디애나폴리스 행사에서는 유대교 성직자(랍비) 벤저민 센드로를 초청해 단상에서 함께 기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반유대주의 행위로 용납할 수 없다", "증오로 가득 찬 반유대주의 독약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하는 등 강한 언어로 이번 사건을 성토했다.
또 "이처럼 사악한 대량살인은 완전한 악행이며, 도저히 믿기 어렵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와 전 세계가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美총기난사범 "유대인은 설탕을 입힌 악마"…최소 11명 사망 / 연합뉴스 (Yonhapnews)
트럼프 대통령은 또 "회당 안에 보호 방안이 있었다면 아주 다른 상황이 됐을 것"이라며 학교 등에서 발생하는 총기 사건 예방을 위해 더 많은 무장 경비원의 배치가 필요하다는 종전의 자신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디애나에 이어 중간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도착한 일리노이에서는 피츠버그를 직접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다만, 자세한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도 트위터 계정에서 "미국은 타락하고 편협한 반유대주의자의 행동보다 훨씬 강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모든 선량한 미국인은 테러 행위에 반대하고 피츠버그 대학살에 대한 공포와 혐오, 분노를 나누기 위해 유대인과 결속돼 있다"며 "우리는 증오와 악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유대인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결혼하면서 유대교로 개종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께 피츠버그 '트리 오브 라이프'(Tree of Life) 유대교 회당(시너고그)에서 총격이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범인은 40대 백인 남성 로버트 바우어스(46)로, 회당 바깥에서 경찰과 대치 끝에 체포됐다. 토요일은 유대교 안식일로 예배가 있으며, 사건 당시 회당 안에서는 아이 이름 명명식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02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